북한이 지난달 24일 잠수함에서 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한 데 이어 5일에도 노동미사일(추정) 3발을 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SLBM의 성공적 발사를 대규모 축하행사로 과시하고 있다. 김정은은 SLBM 2∼3발을 탑재할 수 있는 잠수함도 만들라고 지시했다. 일부 전문가는 북한의 SLBM이 안보상황을 북한에 유리하게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라는 과대 평가도 하고 있다.
서해는 얕아 잠수함 작전 어렵고
사드 피하려면 독도 인근까지 가야
그러나 북한 SLBM 작전이 김정은의 생각대로 제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경북 성주에 요격용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를 배치하면 북한은 사드를 피해 SLBM을 쏠 수밖에 없다. SLBM을 발사할 수 있는 동해의 작전 공간이 크게 축소되고 상대적으로 감시자는 많아진다. 서해에선 바다가 얕아 2000∼3000t급 잠수함이 작전하기 어렵다. 중국에 대해서도 부담이다. 북한 SLBM을 막을 방법이 없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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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 타격
정보 당국은 북한 SLBM의 탄두에 핵 또는 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가 내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량살상무기가 실제 사용되면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다. 따라서 북한 SLBM은 사용되기 전에 제거해야 한다는 게 한·미 연합군 입장이다. 그러나 선제 타격 시점을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북한이 전면적 또는 국지적인 도발을 감행한다는 명확한 정보와 증거를 갖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미 연합군이 북한의 잠수함을 선제 타격으로 격침시킨 뒤 북한이 아무런 도발을 하지 않을 경우엔 입장이 난처해질 수 있다.
북한 잠수함에 대한 선제 타격 작전에는 미군 F-35 스텔스 전투기, 한국 해군의 현무-3 초정밀 순항미사일과 공군 F-15에 장착된 SLAM-ER 미사일, 미 해군의 토마호크 미사일 등이 동원될 수 있다. 필요에 따라서 해군 잠수함이 몰래 북한 기지 부근으로 진입해 어뢰로 격침시킬 수도 있다.
북 잠수함 수중 이동 중 파괴
북한 잠수함이 사드를 피해 SLBM을 발사할 수 있는 구역은 성주와 독도를 잇는 선의 남쪽 해역으로 제한된다. 북한 잠수함이 기지에서 SLBM을 발사할 수 있는 해역까지의 거리는 400여㎞다. 이 거리를 수중항해로 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3시간씩 2∼3번가량 해면으로 부상해서 디젤엔진을 가동해 배터리를 충전해야 한다. 그러나 전시가 임박하면 P-3 해상초계기와 구축함들의 경계활동이 활발해진다. 북한 잠수함이 부상해 디젤엔진을 가동하는 동안 탐지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해군 관계자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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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군사안보전문기자 kim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