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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고개 드는 사드 타협론…中언론 "北이 원인제공" 보도 눈길

산야초 2016. 9. 5. 20:45

중국서 고개 드는 사드 타협론…中언론 "北이 원인제공" 보도 눈길 

기사입력 2016.09.02 오후 4:09
최종수정 2016.09.02 오후 5:10

G20 개최 고려한 `립서비스` 가능성


항저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중국 내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로 촉발된 양국 갈등을 풀기 위한 타협론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중국 매체들과 현지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중 갈등을 벗어날 출구전략을 모색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일단 중국 당국은 여전히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해 완강한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이 G20를 원만히 개최해 '볼 일'을 다 본 뒤에는 다시 한국을 압박하는 전략으로 되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국내 중국 전문가들 중에서는 중국이 한국에 보내는 조심스러운 타협 메시지를 면밀히 분석해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지난달 31일 자칭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은 중국 시나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사드 배치의 원인이 북한에 있다는 주장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자 교수는 인터뷰에서 "한국의 사드 배치 문제는 미국과 한국에서 나왔지만, 근원은 북한에 있다"며 "만약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미국도 한국에 사드를 배치할 이유가 없을 것이고 한국도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사드 배치에 대한 한국 측 입장을 인정하는 맥락으로 풀이된다.

중국 당국의 속내를 비교적 솔직하게 드러내는 매체로 알려진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에서도 미묘한 변화 흐름이 읽힌다.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30일 "한·중 서로 간의 문화와 역사의 이해를 높여가는 '인식공동체'를 형성해 양국 갈등을 풀어야 한다"는 진카이 연세대 국제학연구소 연구원의 칼럼을 게재했다.

이 매체와 환구시보가 한반도 사드 배치를 비난하는 중국의 '거친 입' 역할을 맡았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변화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앞서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28일에는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통해 한국 내 사드 배치 여론을 조성해 한·중 관계 분열을 유도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는 진창이 옌볜대 국제정치연구소장의 칼럼도 실어 한·중 사드 논란의 원인이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있음을 우회적으로 인정했다.

중국 전문가인 김흥규 아주대 교수는 "최근 몇 가지 정황을 살펴보면 중국 측이 한국과 사드 관련 타협을 희망하며 양국 관계를 잘 가져가고 싶다는 여러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다"며 "한국은 이를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사드 문제에 대한 중국 매체들의 논조 변화를 좀 더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신봉길 전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장은 "환구시보는 여러 상황과 여론에 따라 굉장히 유연하게 움직이는 신문"이라며 "이러한 대중영합적 측면 때문에 인민일보를 넘어서 중국 대중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 전 소장은 "환구시보 논조의 진폭이 사안에 따라 상당한 점 역시 감안해야 한다"며 "(환구시보의 보도를 통해) 중국 당국의 입장 변화를 읽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훈 기자 / 박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