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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美전술핵 재배치 거론

산야초 2016. 9. 12. 00:06
靑, 美전술핵 재배치 거론

기사입력 2016-09-11 22:06

  

◆ 北 5차 핵실험 이후 / '한반도 비핵화 선언' 사실상 무용지물 ◆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한반도 안보 위기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와 정부 일각에서 주한미군의 전술핵 재배치 필요성을 강조하는 언급이 나오고 있어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정부 측은 구체적인 검토작업이 공식화한 것은 아니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정치권과 학계에서 제기돼 온 이 문제를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들이 직접 거론하기 시작했다는 측면에서 1991년 한반도에서 전면 철수했던 전술핵의 주한미군 재배치 논의가 조만간 급물살을 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와 정부 내부에선 1992년 2월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정식 발효된 바 있는 '한반도 비핵화 선언'이 김정은 정권의 잇단 핵실험으로 사실상 폐기된 것이란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11일 "북한이 공공연히 핵 보유국임을 선언하고 핵능력 고도화가 실제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자체 핵무장까지는 불가능하더라도 미군 전술핵을 한반도에 재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최근 한·미 정상이 공언했던 '확장 억제' 전략의 구체화와 연계해 주한미군의 전술핵 재배치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핵 보유국이 된 북한에 맞서 우리도 대등한 핵 전력을 보유함으로써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을 맞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북한 핵 위협에 끌려다니는 '북핵 인질'이 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주자는 의지이기도 하다.


이 관계자는 다만 "아직 정부 차원의 공식 검토작업이 시작된 것은 아니고, 결정적으로 한·미 간 조율이 필요한 만큼 구체적 논의가 이뤄질지 여부는 예단하기 힘들다"며 "워낙 예민하고 폭발력 있는 사안이라 굉장히 많은 변수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아직 정부 입장은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일단 선을 그었다.


하지만 여권 고위 관계자는 주한미군 전술핵 재배치가 1992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의 폐기를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북한 김정은 정권이 노골적으로 핵 보유국임을 선언하고 올해에만 벌써 두 차례나 핵실험을 감행한 만큼 북한이 이미 약속을 깬 것"이라며 한반도 비핵화 선언이 사실상 무력화된 상황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에 무게를 실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여야 3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한반도 정세를 집중 논의하고 초당적인 국론 결집을 당부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박 대통령이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변 4국 정상과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북핵을 포함한 한반도 정세를 집중 논의하고 귀국한 만큼 여야 3당 대표와 회담 내용을 공유하고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촉발된 한반도 안보 위기에 대해 초당적 협력을 당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당 일각에선 한국의 독자 핵무장론까지 급부상하고 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용산 전쟁기념관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무모한 도발 시도에 대해 지금보다 훨씬 더 강도 높은 조치들을 정부와 정치권이 함께 강구해야 한다"며 "항상 예외로 쳐 왔던 문제도 이제 과감하게 논의 테이블에 얹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핵무기)소형화까지 한다는 마당에 우리는 속수무책이다.

핵무장에 대해서도 국민의 목소리가 나온다"며 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당이 정부를 대신해 핵무장론 등을 공론화할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 발언이다.


하지만 여권 고위 관계자는 "남한이 자체 핵무장을 한다고 하면 미국 등이 주도하는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감내해야 하는데 이는 미국 등 동맹국과 절연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게다가 북한의 무모한 핵실험을 반대해 온 우리 정부가 오히려 북한에 면죄부를 주게 되는 셈이어서 명분이 없다"고 독자적 핵무장론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핵을 무기에 탑재하려면 적절한 핵실험도 필수적인데, 한국 어디에서 그런 실험을 할 수 있겠느냐"며 "한국의 핵무장은 일본과 대만 등의 연쇄 핵무장을 자극해 한국이 중국과도 완전히 등을 돌리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남기현 기자 / 신헌철 기자 /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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