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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유성·박수환·송희영 커넥션 초점···추석 뒤 줄소환 예고

산야초 2016. 9. 14. 09:16

민유성·박수환·송희영 커넥션 초점···추석 뒤 줄소환

민유성·박수환·송희영 커넥션 규명 초점…추석 뒤 줄소환 예고

 
대우조선해양 경영 비리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횡령·분식회계 등 일반인의 관점에서는 딱딱한 이야기로 시작했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예상치 못했던 사실들이 하나둘씩 불거져 나오면서 드라마틱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정점 치닫는 대우조선 의혹 수사
드라마틱했던 검찰 수사 99일
남상태·고재호 연임 로비 대가
박, 대우조선 거액 홍보계약 의혹

14일로 대우조선에 대한 검찰 수사는 99일을 맞는다. 대우조선 사태의 주역은 재무제표상 ‘호황’을 이끌었던 남상태(66)·고재호(61) 전 사장이다. 이들은 일찌감치 구속됐다. 재임기(2006~2014년)에 자행된 분식회계 규모는 10조원에 이른다. 2000년부터 오너가 없어진 ‘빈집’에서 적자를 흑자로 둔갑시키는 내부자들의 공모 범죄가 진행되고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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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은 12일 변호사법 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홍보대행업체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 박수환(58·여)씨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2009년 “내가 민유성(62) 전 산업은행장과 친하니 연임 로비를 해주겠다”고 제안하며 남 전 사장에게 대가로 20억원(부가세 포함 시 21억원)을 요구했다. 연임에 성공한 남 전 사장은 홍보계약으로 위장해 빚을 갚았다.

이날 송희영(61) 전 조선일보 주필이 검찰 수사에 직면한 ‘박수환 구하기’에 나섰던 사실도 새로 드러났다. 박씨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있던 날(8월 8일), 박씨와 11억원대 홍보업무계약을 한 금호그룹의 고위 간부에게 송 전 주필이 전화를 걸어 “정상적인 계약을 체결했던 것처럼 진술해달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계좌 추적을 통해 둘 사이에 돈거래가 있었는지를 캐고 있다.

앞서 송 전 주필은 박 대표, 남 전 사장 및 고 전 사장 등 대우조선 최고경영진과 2011년 ‘이탈리아·그리스 호화 여행’을 간 것으로 드러나며 이 사건의 ‘태풍의 눈’이 됐다. 특히 두 전 사장의 연임 청탁에 관여한 의혹에다 부인(선박 명명식 참석), 형(사외이사), 조카(특별채용) 등도 대우조선의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속속 불거졌다. 민 전 행장과 강만수(71) 전 산업은행장 등은 대우조선의 경영 비리를 감시·적발하기는커녕 눈감아 줬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특수단은 민 전 행장과 송 전 주필, 강 전 행장 등을 추석 연휴 이후 줄줄이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감춰 왔던 부실, 칼 빼든 부패범죄특별수사단

수사의 발단은 자산 17조원의 거대 기업이다. 대우조선은 대우그룹 해체와 맞물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자회사로 편입(2000년)됐다. 국민의 세금이 들어간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오너가 없었지만 성적표는 나쁘지 않았다. 2014년까지 8년간 흑자를 냈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조선사들이 직격탄을 맞았지만 대우조선은 끄떡없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지난 3월 재무제표(2013·2014년)를 바로잡으면서 감춰 왔던 부실이 드러났다. 부채비율이 4351%(3월 기준)고 2013~2015년 누적 적자가 5조원이었다. 8년 연속 흑자도 거짓으로 드러났다.

검찰총장 직속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은 대우조선의 경영 비리를 캐기 위한 내사에 착수했다. 특수단은 3년 전 폐지된 대검 중앙수사부의 축소판이라는 평가 속에 지난 1월 출범했다. 특수단은 6월 8일 서울 본사와 거제 옥포조선소 등을 압수수색했다. 출범 5개월 만에 특수단이 빼든 첫 칼은 대우조선의 경영 비리를 조준했다.

검찰 관계자는 “대우조선이 부실에 이르게 된 이유와 그 책임 소재를 밝히는 것이 수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정·관계 로비가 얽힌 ‘커넥션형 비리’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 특수단은 대우조선의 부실을 네 갈래로 조사해 왔다. ▶경영진 비리(남상태·고재호 전 사장의 분식회계·배임·횡령) ▶안진회계법인의 부실 감사 ▶산업은행의 수조원 지원 결정 배경 ▶정·관계 불법 로비다.

◆주연들, 뜻밖의 조연들
‘흑자 기업’ 대우조선의 반전은 곧 등장인물에 대한 반전이었다. ‘난국의 경영인’들이 피의자로 예고됐다. 뜻밖의 인물들도 속속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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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구속영장은 남 전 사장의 대학 동창인 휴맥스해운항공 정준택(65) 회장에 대해 청구됐다. 검찰에 따르면 정 회장과 남 전 사장은 공생 관계였다. 남 전 사장은 대우조선의 10년 치 운송계약을 몰아줬고 정 회장은 남 전 사장의 100억원대 비자금 조성을 도운 것으로 조사됐다.

구속은 남 전 사장이 더 빨리 됐다. 수사 착수 21일 만인 6월 28일 긴급체포돼 5조원대 회계 조작에 관여한 혐의(외부감사법 위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고 전 사장도 같은 혐의로 뒤이어 구속됐다. 지상파 방송인 ‘러브하우스’로 유명세를 탔다가 학력 위조 파문으로 모습을 감췄던 건축가 이창하(60)씨도 이 사건에 등장했다. 디에스온 대표로 있던 이씨는 대우조선 인테리어 일감을 따내며 남 전 사장의 비자금 조성을 도운 혐의로 구속됐다.

특수단은 남 전 사장과 고 전 사장이 자신들의 연임을 위해 로비 청탁을 한 혐의도 조사 중이다. 남 전 사장은 연임에 성공했지만, 고 전 사장은 실패했다. 남 전 사장은 재선 임기 말(2011년 11월) 회삿돈(2800여만원)으로 스위스 최고급 브랜드 시계인 파텍 필립을 샀다. 시계가 누구한테 전달됐는지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수사 과정에서는 의외의 인물이 등장했다. 뉴스컴 대표 박수환씨였다. 박씨는 자신의 ‘거미줄 인맥’의 중심에 민 전 행장이 있음을 과시하고 다녔다. 송 전 주필은 박씨 인맥의 또 다른 축이었다. 세 사람은 2009년 11월 중국 웨이하이로 주말 골프여행을 다녀올 정도로 친분이 깊었다. 박씨는 “일주일에 2~3번은 민 전 행장을 만난다”며 경영난을 겪는 대기업들에 접근해 로비 명목으로 수십억원대 일감들을 따냈다.

◆박수환 주변 수사 급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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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의 등장으로 수사는 탄력을 받았다. 대우조선 경영 비리 의혹들이 퍼즐처럼 짜 맞춰졌다. ▶대우조선이 박씨에게 3년 치 홍보대행을 21억원에 맡겼던 이유 ▶대우조선이 건조한 쌍둥이 배의 명명식(2009년)에 민 전 행장의 부인과 송 전 주필의 부인이 참석했던 배경 ▶대우조선의 ‘이탈리아·그리스 출장’에 송 전 주필이 박씨와 동행했던 장면 등이 하나의 문맥 속으로 들어왔다. 송 전 주필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청와대 고위 관계자를 만나 고 전 사장의 연임을 청탁한 의혹도 받고 있다.

이 시기 대우조선의 사외이사로 있던 송희준(62) 이화여대 교수도 재조명됐다. 송 전 주필의 친형인 송 교수는 대우조선 사장추천위원장 때 고 전 사장을 ‘1인 후보’로 추천했다. “우연이 아니었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검찰 수사는 정점을 향하고 있다. 대우조선과 관련된 ‘관·언·재계’ 로비 의혹의 핵심은 ‘민유성-박수환-송희영’의 3각 연대다. 특수단은 구속기소한 박씨를 추가 조사하고 민 전 행장과 송 전 주필을 추석 이후 차례로 불러 대우조선 전 사장들의 연임 로비에 이들이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관여했는지를 밝혀 낼 방침이다. 법조계 안팎에선 “이들에 대한 조사가 엄정히 이뤄져야 대우조선의 부실을 촉발한 한국적 부패 시스템을 단죄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윤호진 기자 yoongoo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민유성·박수환·송희영 커넥션 규명 초점…추석 뒤 줄소환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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