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정세균 사퇴 관철' 투쟁을 벌이고 있는 새누리당이 지난 국회 대표단 방미 일정과 관련 제기한 정세균 국회의장과 그의 부인을 둘러싼 의혹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새누리당은 전날(29일) 의원총회에서 정 의장 부인이 ▲방미에 동행한 이유와 자격 ▲3당 원내대표는 비즈니스석에 탄 가운데 남편과 함께 비행기 1등석에 타게 된 근거 ▲개인 일정에 소요된 경비 액수와 예산 사용여부 ▲당초 계획 단계에 없던 샌프란시스코 방문 기간 중 17일~18일 일정이 비어있는 이유 등 '폭로전'과 '의혹 공세'를 동시에 펼친 바 있다.
국회 운영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가 운영위 소관인 국회 사무처에 관련 자료제출을 요구했으나 수일째 묵살당한 가운데 조원진 최고위원이 일부 의혹을 거론하자 국회 대변인이 당일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며 엄포를 놓은 게 계기였다.
| | | ▲ 김정재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사진=미디어펜 |
이튿날인 30일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오후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맨입' 정세균 의장의 방미 일정에 대한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며 "오늘도 정 의장은 침묵하고 있고, 측근을 통해 (동부인이) 공식초청(에 의한 것)이었다는 대응만 하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변인은 "통상적으로 공식초청은 기관이나 민관이 연례적 또는 임시적 일정을 두고 상대를 초청하는 방식"이라며 "공식초청이란 말로 이번 방미 논란을 은근슬쩍 넘기려 한다면 대단히 부적절하다"면서 "정 이장 부인이 공식초청 대상이 아니었다면 사실상 사적인 '황제방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6박8일 일정 중 부인의 공식 일정이 있었는지 여부가 이번 논란의 중요한 열쇠이기에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가족을 만나기 위해 애초 없던 일정을 만들었고, 부인이 1000여만원을 웃도는 비행기 1등석을 타고 방미했다는 의혹이 크게 일고 있다"며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 날치기 폭거를 자행한 분이 국민 혈세로 황제방미까지 하지 않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회의장은 성역이 아니다. 더이상 '맨입' 정 의장 의혹 관련 자료를 봉인하려 하지 말라"며 "떳떳하다면 당장 자료를 제출해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야 한다"면서 "특권과 반칙을 일삼는 의장이 이번 의혹을 해소하지 않고는 내달 3일 출국을 절대로 해선 안된다"고 촉구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브리핑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 사무처가 자료를 안 내놓는데, 달라고 하니까 '외교부에서 요청이 있어서 갔다'고 해서 외교부에 확인해보니 '아니다. 우린 없었다'고 해 다시 물어보니 '샌프란시스코 영사관에서 했을 것'이라고 해서 영사관에 확인했는데 '없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공식초청에 의한 동부인이라는 근거자료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
특히 "공식 요청이라면 공식 요청서나 초청장도 당연히 있어야 하는데, (국회 사무처가) 안주고 있다"며 "거기(미국)에서 공식 초청을 한다면 동부인을 하는 게 관례였는데 이번엔 없었다는 걸 정진석 원내대표도 갔으니까 알고 있다"면서 "우리가 충분히 입증할 수 있는데, 지금 자료를 안 주면서 속된 말로 '개기는' 것"이라고 분개했다.
국회 대표단의 방미 자체가 '초청받아서 간 것'이라는 국회 사무처의 주장과 달리 우리나라 측의 요청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정 의장의 부인이 동행할 이유나 근거가 없었다는 지적이다.
그는 아울러 "근데 부인이 (샌프란시스코에서) 공관용 차량을 이용했고, (한식당) '청담'이라는 곳에서 만찬을 했다"며 "그 차량을 이용해 부인이 사적으로 친구들을 만나러 간 것이다. 부인은 샌프란시스코에서 공식일정이 전혀 없었다"며 공관용 차량 관리부를 들어 보이기도 했다.
| | | ▲ 새누리당은 지난 12일부터 6박8일 일정으로 이뤄진 국회 대표단 미국 방문에 동행한 정세균 국회의장 부인이 17일(현지시각) 샌프란시스코에서 정 의장의 공식일정에도 없던 만찬을 가졌다는 한식당 '청담' 관련 자료를 제시했다./사진=미디어펜 |
| | | ▲ 새누리당은 지난 12일부터 6박8일 일정으로 이뤄진 국회 대표단 미국 방문에 동행한 정세균 국회의장 부인이 17일(현지시각) 샌프란시스코 공관 차량을 사적으로 이용해 한식당으로 이동, 정 의장의 공식일정에도 없던 만찬을 가졌다는 사실이 적시된 공관용 차량 관리부를 제시했다. 차량 이용 내역 중 6번째 줄에 '만찬(국회의장)'이라고 적혀 있으며, 새누리당은 해당 만찬이 정 의장의 공식일정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표시를 표의 바로 오른편에 해뒀다./사진=미디어펜 |
언급한 만찬에 대해선 "정 의장과 부인 그리고 지인들 8명이 식사한 것"이라고 부연한 뒤, 부인 개인에게 들어간 여행 경비도 비행기값이 미국행 700여만원, 샌프란시스코에서 인천행 900만원 이상, 차비까지 더하면 2000만원을 상회한다고 추정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의혹을) 입증하기 위해 계속 자료 제출을 빨리 해달라고 하고 있는데, '내규에 따라 내부결재를 맡아야 한다'고 하면 내규를 보여줘야 할 것 아니냐"며 "정말 국회가 썩어빠졌다. 제가 서울시의원 출신"이라며 자료제출 요구 대응 태도를 놓고 서울시와 국회를 대조했다.
그는 "서울시에선 바로 준다.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박원순 시장 일정 달라고 하면 바로 준다. 저도 서울시의원 8년을 했지만 정말 국회에서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정 의장 부인이 탑승한 비행기 1등석 요금에 대해선 이장우 최고위원이 이날 오후 최고위원-원내대표단 연석회의에서 "인천에서 워싱턴까지 1등석 항공료가 (대한항공 기준) 1066만9300원, 왕복으로 2100만원이 넘는다"며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는 아메리카 항공 기준 1등석 1인이 최저 288만원~최고 500만원"이라는 조사결과를 언급한 뒤 "국민 혈세로 부인을 동행해 미국까지 가는데 2000만원이 넘게 든다면 어느 국민이 납득하겠나"라고 반문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