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숲이다
뙤약볕을 버텨내기 위해 계곡과 바다를 찾았다면 이젠 오롯이 즐기기 위해 산과 숲을 찾자.
입력 : 2016.09.18 07:29
청명한 하늘 아래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은 여행의 계절. 유난히도 더웠던 올여름 지친 몸과 마음을 보상받고 싶다면 주목하자.
나와 우리 가족을 달래줄 숲 여행지를 테마별로 준비했다.
등산과 숲 체험을 한 번에
차를 몰고 가서 갑자기 숲 체험을 하는 게 아니라, 등산도 하고 숲 체험도 할 수 있는 곳들을 모아봤다. 장소에 따라 등산코스가 험한 곳도 있고 트래킹 수준인 곳도 있으니 미리 숙지해놓고 가는 게 좋겠다.
경기 산음자연휴양림
‘치유의 숲’
산음은 ‘산그늘’이라는 뜻이다. 폭산, 봉미산, 소리산, 싸리봉 등의 준봉들에 사방으로 둘러싸여 항상 산그늘에 있다 하여 붙여진 지명이다. 산음휴양림에는 임도 40㎞, 등산로 28㎞, 산책로 5㎞의 숲길이 잘 정돈돼 있다. 등산도 하고 숲 체험도 할 수 있는 적격의 장소다. 치유의 숲은 봉미산(856m) 남쪽 자락에 자리한 국립 산음자연휴양림 내에 있다. 봉미산 주변으로 남쪽에 용문산, 서쪽에 유명산과 중미산, 동쪽에 소리산이 있어 산이 깊고 숲이 울창하다. 국립자연휴양림 중 유일하게 건강증진센터가 있는 ‘숲 치유 프로그램 전문휴양림’이다. 특히 야영장과 숙박시설, 등산로, 산림체험코스 등을 갖추고 있어 가족 단위 휴양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 밖에 숲속 수련관, 숲속 교실 등의 교육시설도 있으며, 산악자전거코스도 있다.
등산코스 휴양림 뒤편으로 천사봉과 봉미산을 오르는 등산 코스가 있다. 천사봉은 높이가 1004m라 붙여진 이름이다. 휴양림에서 오르려면 길이 험하고 가팔라 용문산과 봉미산 종주산행의 경유지로 삼는다.
주변 관광지 용문산, 용문사, 화악산, 명지산, 상원사, 양평군립미술관, 민물고기생태학습관, 두물머리, 세미원, 용문사, 지평양조장, 구둔역, 양평레일바이크, 쉬자파크, 양평물소리길, 소나기마을.
위치 경기 양평군 단월면 고북길 347
문의 031-774-8133 www.huyang.go.kr
강원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
이색적인 자작나무 숲을 구경하고 싶다면 단연코 가야 할 곳. 마치 북유럽의 어느 숲에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드는 곳이다.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 관광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숲 좀 안다고 하는 사람들은 원대리 자작나무 숲을 우리나라 최고의 자작나무 숲으로 꼽는다. 강원도 인제에 위치해 있는데 대중교통으로는 찾아가기 힘들다. 차를 대고 산림감시초소에서 인적사항을 적은 후 3.5㎞가량 임도를 따라 걸으면 자작나무 숲을 만날 수 있다. 왕복 3시간 정도 걸리는 코스인데 힘들지는 않다. 트래킹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숲 전체 138㏊에서 자라는 나무 총 69만 본(本) 가운데 자작나무는 40만 본. 그중에서도 속삭이는 숲에만 해도 5천4백 그루의 자작나무가 빼곡하다. 수피가 하얗다 못해 은빛을 낼 정도로 눈부시다. ‘숲의 귀족’이란 별칭이 괜히 붙은 게 아니다. 이곳은 간혹 입산이 금지될 때가 있으니 사전에 인제국유림관리소로 전화해 문의하도록 한다. 단풍이 드는 시즌에는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많은 사람이 모이지만 조금이라도 한적한 숲을 즐기고 싶다면 평일에 찾는 게 좋겠다.
등산코스 총 4가지 코스가 있다. 1코스(자작나무 코스, 0.9㎞) 40~50분 정도 소요. 2코스(치유코스, 1.5㎞) 1시간 30분 소요. 3코스(탐험코스, 1.1㎞) 40분 소요. 4코스(힐링코스, 2.4㎞) 2시간 소요.
주변 관광지 점봉산 곰배령, 한국시집박물관, 방태산 자연휴양림의 이단폭포와 방동약수터, 백담계곡의 단풍. 이 밖에도 내린천에서 번지점프, 짚라인, 래프팅 등을 즐길 수 있다.
위치 강원 인제군 인제면 원대리 763-4
문의 033-460-8036(인제국유림관리소)
경북 영양군
대티골 숲길
대티골은 ‘큰 고개’라는 뜻의 대치(大峙)가 변해 만들어진 명칭이다. 일월산 자락에 위치한 이 숲길은 국내 대표 청정지역인 경북 청송에서 영양, 봉화, 강원 영월을 잇는 외씨버선길의 일부다. 총 240㎞이며 13개 구간으로 나뉜다. 대티골 숲길은 7구간 치유의 길(8.3㎞)과 상당 부분 겹친다. 숲길 탐방로는 일월면 용화리 윗대티골에서 시작하는 옛국도길(3.5㎞), 칠밭목에서 마을로 이어지는 칠밭길(0.9㎞), 옛마을길(0.8㎞), 댓골길(1.2㎞) 등 4가지 코스로 구성된다. 흙길은 어른 서너 명이 걸을 수 있을 정도이며 곳곳에 쉼터와 벤치가 있어 천천히 걷기 좋다. 대티골은 28가구, 40여 명이 어울려 사는 생태마을이다. 계곡물을 식수로 쓸 만큼 자연환경이 오염되지 않았으며 곰취와 두릅, 산마늘, 참나물, 취나물 등이 많이 난다. 예약하면 대티골 주민이 운영하는 황토구들방에서 하룻밤 묵으면서 각종 산나물로 차린 건강한 밥상도 맛볼 수 있다. 대티골 입구 용화2리 정류장에 있는 커다란 호랑이 조형물도 인상적이다. 해님과 달님 설화를 바탕으로 고장 난 농기구를 활용해 만든 정크아트는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등산코스 윗대티골 입구에서 시작되는 옛 국도길(4㎞)을 비롯해 옛 국도의 칠밭목에서 마을로 이어지는 칠밭길(1.7㎞), 옛마을길(1.6㎞), 댓골길(1.8㎞) 등이 있어 상황에 맞게 코스를 정하면 된다.
주변 관광지 일월산자생화공원, 시인 조지훈 생가와 문학관이 있는 주실마을, 소설가 이문열의 광산문학연구소가 자리한 두들마을, 조선시대 민가의 대표적 연못인 영양서석지, 영양분재야생화테마파크와 동굴형민물고기전시관이 모여 있는 선바위관광지, 무공해 생태특구인 영양반딧불이생태공원과 영양반딧불이천문대 등이 있다.
위치 경북 영양군 일월면 영양로 4159
문의 054-682-7903 www.daetigol.com
푸른 바다의 정취는 덤!
숲과 바다. 두 가지를 한 번에 볼 수 있다면 그야말로 일거양득이다. 삼림욕을 즐기면서 걷다가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힐 즈음 눈앞에 바다가 탁 펼쳐지는 곳들을 모아봤다.
경남 통영
미래사 편백 숲
은은한 편백과 푸른 바다를 동시에 보고 싶다면 통영으로 가보자. 미래사 편백 숲은 도달하기도 굉장히 쉽다. 통영 시가지를 가로질러 미륵사까지 가면 주차장 뒤편부터 산책로가 이어져 있다. 하늘을 향해 시원스레 뻗은 편백나무, 그 사이로 난 오솔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바다로 길이 이어진다. 바로 한려수도 바다백리길이다. 미래사 편백 숲길은 70여 년 전 일본인이 심은 것을 해방 뒤 사찰에서 매입해 산책로로 꾸민 것이라고 한다. 미래사의 단청빛은 적록의 대비보다 차분한 색으로 조화롭게 칠해진 것이 눈에 띈다. 일주문 사천왕도 부드러운 색상이라 느낌이 다르다. 미래사 조금 아래에 위치한 나폴리농원도 들를 만한데, 입장료만 내면 맨발로 편백림을 체험할 수 있는 길이 있어 삼림욕을 한껏 즐길 수 있다. 길목마다 마련된 명상 쉼터와 피라미드, 잔디밭 침대 등 자연과 더불어 즐기는 여러 코스를 마련했다. 나무에 청진기를 대고 수액이 흐르는 소리를 듣는 체험, 산책하고 나서 해먹에서 즐기는 낮잠 등 다양한 체험 또한 준비돼 있다.
주변 관광지 한산대첩을 승리로 이끈 이순신 장군의 흔적이 남아 있는 한산도 제승당, 개별 여행자도 편하고 저렴하게 세일링을 경험할 수 있는 통영요트학교, 다소 번잡해진 동피랑과 달리 골목마다 아직 소박함과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서피랑 99계단. 그 밖에 충렬사, 세병관, 통영중앙시장, 동피랑 등 여러 명소가 있다.
위치 경남 통영시 산양읍 미륵산길 192 (산양읍)
문의 055-645-5324
충남
안면도자연휴양림
국내 유일의 소나무 단순림이다. 무려 수령 100년의 천연림이 울창하다. 상쾌하고 깨끗한 숲 향기로 삼림욕하기에 제격인 곳이다. 특히 소나무 숲 뒤로 펼쳐지는 너른 서해바다는 그야말로 장관을 연출한다. 이곳의 안면송은 430㏊에 걸쳐 군락을 이루고 있다. 고려 때부터 궁재와 배를 만드는 데 주로 사용했으나 도벌과 남벌이 심해지자 왕실에서 특별관리를 해왔다고 전해진다. 이후 1965년도부터 충청남도에서 관리하고 있다. 현재 안면도 자연휴양림은 안면읍 소재지와 방포마을 넓은 벌판을 지나면 나타나는 송림 둔덕에 위치해 있다. 소나무에서 뿜어 나오는 솔향기와 피톤치드가 몸과 정신을 맑게 해준다고 알려져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숙박을 하려면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황토초가, 산림휴양관 등 숙박할 수 있는 방이 22개인데, 매달 1일 예약 접수가 시작되면 순식간에 동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휴양림 내 산림전시관은 목재 생산과정과 목재의 용도, 산림의 효용가치 등을 일목요연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시해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에도 좋다.
주변 관광지 한국 전통가옥을 재현한 아산정원, 우럭과 광어, 꽃게 등 수산물을 즐길 수 있는 꽃지해수욕장, 방포항, 영목항, 7.8㎞에 달하는 방조제가 있어 해변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인 삼길포항,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인 천수만 등이 있다.
위치 충남 태안군 안면읍 안면대로 3195-6
문의 041-674-5019, 5021 www.anmyonhuyang.go.kr
전남 진도
첨찰산 상록수림
첨찰산은 진도의 최고봉으로 해발 485m다. 첨찰산에는 천연기념물 제107호로 지정된 상록수림이 있는데, 면적 62만㎡으로 동백나무가 특히 많다. 상록수림은 쌍계사에서 시작되며, 절 입구 양쪽으로 늘어선 오래된 전나무와 향나무가 눈길을 끈다. 10m가 훌쩍 넘는 상록수를 따라 삼림욕을 즐기다, 봉화대가 있는 정상에 오르면 다도해가 굽어보인다. 등산로는 제1등산로(주차장~쌍계사~삼선암약수터~첨찰산~기상대~두목재~덕산산~화개봉~학정봉~주차장), 제2등산로(주차장~쌍계사~삼선암약수터~첨찰산~서천암터~아리랑비~주차장)가 있다.
주변 관광지 남종화의 대가 소치 허련이 49세 때 고향으로 돌아와 말년을 보내기 위해 마련한 거처이자 화실인 운림산방이 있는데, 운림산방 옆 소치기념관에는 소치 선생의 산수화와 서예작품, 5대에 이를 동안 그림으로 대를 잇는 자손들의 작품도 볼 수 있다. 진돗개에 관한 모든 것을 한자리에 모은 진돗개테마파크에서는 강아지를 직접 안아보고 만져볼 수 있는 방사장과 진도개체험, 분양장이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조개잡이체험장으로 잘 알려진 죽림어촌체험마을에서 동죽, 바지락, 고둥, 떡조개 등을 잡아볼 수 있다.
위치 전남 진도군 의신면 사천리
문의 진도군청 관광문화과(관광안내)
061-540-3405~8 www.namdokorea.com
아이를 위한 숲 체험
아이는 숲을 가까이하는 게 좋다. 자연을 이해하고 사랑하며 자연에 동화되는 법을 배우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자연을 가까이하면 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이 발달하고 이를 통해 감각과 지각 능력이 향상되는 효과가 있다. 오감 표현이 풍부해지고 자연히 창의성과 상상력이 높아지며, 폭넓은 사고와 인성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숲이 뿜어내는 이로운 물질로 건강에 보탬이 되는 건 덤이다.
북한산과 개운산 숲에서 놀자!
서울 성북구에서 북한산과 개운산에 생태체험관을 조성해 진행하는 생태프로그램. 요일별로 각각 북한산과 개운산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그중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일일 숲 체험 프로그램인 ‘숲에서 놀자’는 수요일과 목요일, 북한산 생태체험관에서 진행된다. 꽃, 나비, 버섯, 땅속 세상 등 매회 다른 주제로 다양한 숲 체험을 계획한다. 문의 성북구 공원녹지과 02-920-3785
유명산 숲학교 동네 숲 프로젝트
서울 시내, 인천, 광명, 일산 등지의 도심 속 산에서 소규모로 진행하는 숲 체험프로그램. 5~10명 규모로 운영하는데 ‘엄마와 함께하는 영유아 숲 체험’, 6세부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자율성 키우기 숲 체험 중 아이의 연령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독일식 숲 체험을 표방해 아이가 스스로 숲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 생태 체험 위주로 진행된다. 문의 유명산 숲학교 070-7757-0049
자연한나키즈 숲 체험
경기 의왕시에서 운영하는 숲 체험프로그램. 숲속 깊이 들어가는 숲 체험 활동과 텃밭 가꾸기 활동을 진행한다. 숲 체험은 계절에 따라 변하는 숲을 탐방하고 직접 아이가 숲에서 가져온 꽃이나 열매 등으로 다양한 놀이, 만들기 활동을 한다. 숲 체험과 더불어 천연 염색 물들이기, 투명 우산 꾸미기, 풀잎으로 배 만들기 활동을 실시한다. 문의 자연한나키즈 031-388-6881
청룡산 유아 숲 체험장
서울 관악산 공원 청룡산에 있는 숲체험장. 울창한 숲이지만 경사가 완만한 데다, 지하철역에서도 접근성이 좋고 계곡도 있는 게 특징이다. 물모래놀이터, 모험놀이대, 나무 위의 집 등 아이의 감성을 자극하는 숲 체험 보조시설과 악천후에 대피하기 위해 마련한 도롱뇽 알을 형상화한 돔 형태의 숲속유아쉼터 등이 있다. 주중에는 단체를 중심으로 운영하며, 주말에는 가족이나 개인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문의 관악구 공원녹지과 02-879-6523
남편과 걷기 좋은 단풍길
가을여행을 떠나는데 아무래도 단풍이 빠지면 섭섭하다. 단풍의 절정은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다. 비탈지지 않으면서도 흐드러진 단풍을 구경하기 쏠쏠한 길을 소개한다. 산책로 정비가 잘돼 있어 아이와 함께 가보기에도 좋은 곳들이다.
강천산 단풍길
아기단풍이 11월 중순에 절정을 이룬다. 매표소에서 150m 정도만 가면 인공폭포인 병풍폭포가 나오고, 여기서 구장군 폭포까지 황토가 깔린 맨발 산책로가 있어 유모차를 끌고 다니기도 좋고 어린아이가 맘껏 뛰놀 수도 있다. 임산부도 무리 없이 단풍을 즐기기 좋다.
위치 전북 순창군 팔덕면
문의 063-650-1672
속리산 법주사 5리숲길
속리산의 단풍 절정기는 10월 말이다. 매표소에서 법주사 입구까지 이어진 5리숲길은 소나무와 떡갈나무 등 아름드리나무가 우거져 단풍 터널을 만든다. 길은 평지에 가까워 아이와 걷기 좋고, 길옆으로 황토가 깔린 자연관찰로에서 야생화를 감상해도 좋다.
위치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사내리 209
문의 043-543-3615
내장산 백양사 단풍길
내장산 남쪽 자락에 자리한 백양사는 연못에 비친 백양사 상계루와 단풍의 비경으로 유명한 곳. 매표소부터 백양사 입구까지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중 한 곳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10월 말부터 11월 초순까지 단풍을 즐기기 좋다. 백양사 앞에 어른과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징검다리가 있다.
위치 전남 장성군 북하면 약수리 26
문의 061-392-7502
단양 옥순봉과 구담봉
단양팔경인 옥순봉과 구담봉은 10월 중순부터 말까지 단풍이 절정을 이룬다. 산행도 좋지만 청풍호 유람선을 타고 곱게 물든 단풍을 감상할 수 있어 아이와 단풍 구경을 한다면 이 코스를 추천한다.
위치 충북 단양군 단성면 장회리 산 32 (구담봉)
문의 043-420-3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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