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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0.1%가 사는 은밀한 그곳, 고급빌라의 속살 엿본다

산야초 2015. 7. 29. 10:00
조선비즈 | 전태훤 기자
대형 수입 대리석 테이블이 깔린 널찍한 거실에 퍼지는 샹들리에 조명. 어지간한 와인바 뺨칠 듯한 호화 인테리어의 주방과, 중산층 집 침실 수보다도 많은 욕실이 딸린 집…. TV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나 봄직 한 이런 고급빌라는 누구나 꿈꾸지만 아무나 살 수 없는 곳이다.

'대한민국 0.1%'에게만 허락된 고급빌라는 어떻게 지어지고, 또 어떤 모습일까. 은밀한 '그들만의 주택'에 숨은 DNA를 살펴봤다.

◆ 이건희 회장도 소유한 '회장님 집'
 
 

↑ 성북동 게이트 힐스 발코니 모습/조선일보 DB

 
 

↑ 상지 카일룸의 영화관 모습/조선일보 DB

 
 

↑ 상지 카일룸 3차 모습/조선일보DB

 
 

↑ 성북동 게이트 힐스 모습/조선일보 DB

 
 

↑ 삼성동 헤렌 하우스/조선일보 DB

 

 

↑ 트라움하우스 5차/조선일보 DB

 

 

고급빌라 가운데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서울 서초동 서리풀공원 인근의 '트라움하우스 5차'. 국토해양부 공시가격 기준으로 7년 연속 가장 비싼 공동주택이란 기록을 가진 곳이다.

지난해 공시가격에서도 '트라움하우스5차' 전용 273㎡ 공시가격은 52억4000만원으로, 국내 전체 공동주택(아파트, 연립, 다세대주택 포함) 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시세는 이보다 2~3배 높은 90억~150억원 정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강덕수 STX 회장 등 재계 오너들도 소유하고 있다.
이밖에 청담동 카일룸2·3차, 논현동의 아펠바움1·2차, 반포동 엘리제빌, 성북동 게이트힐즈, 한남동 헤렌하우스 등도 대한민국 대표 재계 부호와 신흥 자산가들의 고급빌라가 밀집한 곳들이다.

◆ 떡 벌어지는 숫자들
최소 분양가 30억원. 사실상 이 정도면 고급빌라 시장에선 '엔트리'급 내지는 무늬만 고급인 '깡통'빌라 수준이다. 50억~60억원은 기본이고, 80억원이 넘는 분양가의 고가 빌라도 있다.

분양 면적 300㎡는 고급빌라로 분류될 수 있는 최저 면적. 보통은 500㎡ 안팎의 면적으로 구성되며, 좀 크다 하면 760㎡는 나간다.

최고급 외장재와 인테리어로 치장되다보니 공사비도 일반 아파트(3.3㎡ 당 500만원 안팎)의 2~3배를 웃돌기도 한다. 단지마다 차이는 조금씩 있지만, 3.3㎡ 당 공사비가 적게는 1000만원 안팎에서 1500만원을 훨씬 넘어선다.

고급빌라 시공을 전문으로 하는 S사의 경우 통상 1가구 당 13억~14억원(280㎡ 기준)에 주차장이나 조경, 승강기 등 공공부분에 대한 공사비를 따로 받는다.

◆ 일반 아파트와 180도 다른 체질
일반 아파트 단지가 대규모로 지어지는 것에 비해 고급빌라는 19~40가구 위주로 지어진다. 공사기간도 비교적 짧아 보통 2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아파트와 주상복합 수요자들은 대형 건설사를 선호하지만, 고급빌라 수요자들은 내로라하는 대형 건설사보다 품질과 고급빌라 건설 실적이 많은 중견 전문업체를 더 선호한다. 실제로 서울 시내에 조성된 유명 고급빌라 단지들은 90% 이상이 고급빌라만을 전문으로 하는 T사와 S사가 건설한 곳들이다.

무엇보다 고급빌라는 분양가에 민감하지 않다는 것이다. 수요층이 고액 자산가들이다 보니 오히려 고분양가 전략이 들어맞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이들의 최대 관심사는 보안과 주택 품질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사비 투입 구조도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일반 아파트의 경우 초기 구조와 설비 등에 많은 비용이 들지만, 고급빌라의 경우 주로 인테리어 부분의 공사비 비중이 높기 때문에 공사 준공 시기가 다가올수록 공사비가 많이 들어간다.

◆ 그들만을 위한 은밀한 마케팅
아무나 살 수 없는 곳. 그렇기 때문에 수요층도 매우 제한돼 있다. 고급주택 마케팅 전문업체들은 기존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해 전략적으로 1대 1 개별 마케팅 활동을 한다.

아파트를 사려면 모델하우스 방문은 필수. 하지만 고급빌라는 견본주택이 없다. 그렇다고 수십억원의 주택을 보지도 않고 살 수는 없는 노릇. 착공 후 6개월 정도가 지나면 현장에 샘플하우스라 불리는 쇼유닛(show-unit) 지어지는 데, 이것이 견본주택 기능을 하게 된다. 여기에는 3~4명의 소수 전문조직이 맡아 분양 마케팅을 한다.

분양 시점도 제각각인 경우가 많다. 19가구 미만으로 지어지는 곳들은 건설사 임의 분양이 가능하다. 모델하우스 건립과 모집공고, 주택 청약 일정 등을 규정하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통 분양은 착공 후 6개월 정도에 이뤄진다.

공사 단계에 맞춰 분양을 단계별로 나눠 받으며 분양가를 높이기도 한다. 최초 분양부터 준공 시점으로 갈수록 고가로 분양하는 식이다.

◆ 발코니 확장의 '종결자'
고급빌라는 발코니 확장의 '백미'를 보여준다. 고가주택의 경우 취득세 10% 중과세가 적용되는데, 공동주택으로 분류되는 고급빌라의 경우에는 전용 244㎡(74평)가 넘으면 해당된다.

따라서 전용 면적을 244㎡ 이하로 묶어둔 상태에서 발코니를 최대한 확장해 실내 공간을 넓히는 것이 상품 경쟁력이다.

고급빌라의 분양면적이 거의 300㎡를 넘지만, 전용면적만 따져놓고 보면 대부분 244㎡로 동일하다. 나머지는 발코니 확장의 결과다.

넓어진 공간 덕분에 침실은 보통 4개 이상이 들어간다. 메이드룸도 별도로 있다. 부엌은 메인주방과 보조주방이 구분돼 있다. 세대 당 주차 공간도 3대 이상 마련된다.

기사대기실과 세대별 별도 창고가 있으며 휘트니스센터와 영화관 등 주민 전용 커뮤니티 공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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