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기행 | 주꾸미와 도다리] “주꾸미와 도다리가 마음에 툭 던진 봄”
입력 : 2017.03.17 10:56

쌀밥 같은 알이 꽉꽉 찬 봄 주꾸미, 볶음·구이 별미
쑥국으로 먹어야 가장 맛있는 봄 도다리…해장으로 으뜸
입춘이 지나자 봄이 다가와 몸과 마음의 문을 열려고 하고 있다. 온몸으로 느끼는 따뜻한 기운이 봄의 노크를 넌지시 알려주지만 봄의 전령사 역할은 누가 뭐래도 꽃과 음식이 해야 어울린다. 우리 입에 봄을 넣어 주는 제철 수산물은 단연 주꾸미와 도다리다.
매콤달콤한 양념을 발라 구운 주꾸미구이는 주당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맑은 도다리국은 쓰린 주당들의 속을 살살 달래 준다. 새해를 맞이하며 ‘금주’ 선언을 했던 주당들의 결심이 깨지게 하는 ‘나쁜 녀석들’이지만 어쩌랴, 도저히 그냥 지나치지 못할 만큼 그 맛이 일품이니.
주꾸미란 이름이 귀엽다. 주당들은 ‘술 마실 때 꼭 갖추어야 할 최고의 안주’라 하여 ‘주구미(酒具味)’라 찬양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우스갯소리고, 문헌상으로 보자면 정약전이 <자산어보(玆山魚譜)>에서 ‘웅크리고 있는 생선’이란 뜻으로 ‘죽금어(竹今魚)’라고 적은 것이 보인다. 주꾸미는 산란기가 되면 소라, 고둥 등의 껍데기 속으로 들어가 알을 낳고 부화할 때까지 보호하다 생을 마감하기 때문에 ‘웅크리고 있다’는 표현을 쓴 것이다.

가을 낙지 저리가라 하는 봄 주꾸미
주꾸미가 봄에만 잡히는 것은 아니다. 주꾸미는 사철 잡을 수 있다. 특히 가을 서해안에서는 저마다 낚싯대를 들고 바다로 나가는 강태공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낚시를 전혀 해보지 않은 이들도 ‘에기(새우를 닮은 인조 미끼)’ 루어를 달아 바다에 내리기만 하면 주꾸미가 막 달려든다. 이때는 마리 수가 문제가 아니다. kg 단위 아니면 아이스박스 몇 박스 단위다. 그만큼 조황이 좋다.
강태공들은 가을 주꾸미를 최고로 치지만 식도락가들은 3~5월 봄 주꾸미를 최고로 친다. 그 이유는 바로 ‘알’ 때문이다. 보통의 바다생물은 봄에 알을 밴다. 주꾸미도 5월 봄에 산란을 한다. 주꾸미 머리(몸통)에 꽉 차 있는 알은 굽거나 쪄 먹으면 그 씹히는 맛이 일품 쌀밥 저리 가라 할 정도로 고소하고 찰지다. 흔히 가을 주꾸미는 먹물과 내장 맛으로 먹고 봄 주꾸미는 이 알 맛으로 먹는다고 한다. 일본인들도 봄 주꾸미를 좋아해 ‘밥알이 든 낙지’라는 뜻의 ‘이이다코(반소·飯蛸)’라고 부른다.
간혹 주꾸미와 어린 낙지를 헷갈려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다리를 살펴보면 된다. 둘 다 다리는 8개지만 주꾸미는 모든 다리가 짧고 낙지는 다리 두 개가 유난히 길다. 낙지에 비해 머리가 유난히 큰 것도 주꾸미의 특징이다.
주꾸미는 1970~1980년대만 해도 그다지 즐겨 먹지 않았었다. 몸집 큰 낙지가 흔하디흔한데 굳이 한입거리도 안 되는 주꾸미를 먹을 필요가 없었던 것. 주꾸미는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춘궁기에나 먹었다. 그래서 ‘낙지는 임금과 양반이 먹고 주꾸미는 백성들이 먹는다’는 말이 나온 것일 게다.
그렇다고 주꾸미가 낙지보다 아래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맛으로 보나 영양가로 보나 낙지보다 더 좋으면 좋았지 결코 밀리지 않는다. 흔히 ‘피로회복 물질’로 불리는 타우린 함량은 낙지보다 두 배나 많다. 그럼에도 지방 함량은 낮아 다이어트 음식으로도 그만이다.
낚시꾼들은 봄에는 주꾸미낚시를 하지 않는다. 산란기에는 소라껍데기 속으로 쏙 들어가 버려 낚시로 잡히지도 않거니와 봄은 어부들이 ‘소라방 조업’을 하는 시기라 그들의 생계를 위해 봄 시즌을 내주는 것이다. 대신 알에서 깬 주꾸미들이 자라 살이 통통하게 오르는 가을시즌에 낚시를 한다.
주꾸미가 봄에만 잡히는 것은 아니다. 주꾸미는 사철 잡을 수 있다. 특히 가을 서해안에서는 저마다 낚싯대를 들고 바다로 나가는 강태공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낚시를 전혀 해보지 않은 이들도 ‘에기(새우를 닮은 인조 미끼)’ 루어를 달아 바다에 내리기만 하면 주꾸미가 막 달려든다. 이때는 마리 수가 문제가 아니다. kg 단위 아니면 아이스박스 몇 박스 단위다. 그만큼 조황이 좋다.
강태공들은 가을 주꾸미를 최고로 치지만 식도락가들은 3~5월 봄 주꾸미를 최고로 친다. 그 이유는 바로 ‘알’ 때문이다. 보통의 바다생물은 봄에 알을 밴다. 주꾸미도 5월 봄에 산란을 한다. 주꾸미 머리(몸통)에 꽉 차 있는 알은 굽거나 쪄 먹으면 그 씹히는 맛이 일품 쌀밥 저리 가라 할 정도로 고소하고 찰지다. 흔히 가을 주꾸미는 먹물과 내장 맛으로 먹고 봄 주꾸미는 이 알 맛으로 먹는다고 한다. 일본인들도 봄 주꾸미를 좋아해 ‘밥알이 든 낙지’라는 뜻의 ‘이이다코(반소·飯蛸)’라고 부른다.
간혹 주꾸미와 어린 낙지를 헷갈려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다리를 살펴보면 된다. 둘 다 다리는 8개지만 주꾸미는 모든 다리가 짧고 낙지는 다리 두 개가 유난히 길다. 낙지에 비해 머리가 유난히 큰 것도 주꾸미의 특징이다.
주꾸미는 1970~1980년대만 해도 그다지 즐겨 먹지 않았었다. 몸집 큰 낙지가 흔하디흔한데 굳이 한입거리도 안 되는 주꾸미를 먹을 필요가 없었던 것. 주꾸미는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춘궁기에나 먹었다. 그래서 ‘낙지는 임금과 양반이 먹고 주꾸미는 백성들이 먹는다’는 말이 나온 것일 게다.
그렇다고 주꾸미가 낙지보다 아래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맛으로 보나 영양가로 보나 낙지보다 더 좋으면 좋았지 결코 밀리지 않는다. 흔히 ‘피로회복 물질’로 불리는 타우린 함량은 낙지보다 두 배나 많다. 그럼에도 지방 함량은 낮아 다이어트 음식으로도 그만이다.
낚시꾼들은 봄에는 주꾸미낚시를 하지 않는다. 산란기에는 소라껍데기 속으로 쏙 들어가 버려 낚시로 잡히지도 않거니와 봄은 어부들이 ‘소라방 조업’을 하는 시기라 그들의 생계를 위해 봄 시즌을 내주는 것이다. 대신 알에서 깬 주꾸미들이 자라 살이 통통하게 오르는 가을시즌에 낚시를 한다.

이렇게 봄, 가을에 어부들과 낚시꾼들이 주꾸미를 잡다 보니 어획량이 예전 같지 않아졌다. 갈등도 생겼다. 어부들은 가을에 낚시꾼들이 주꾸미를 마구 잡으니 산란하는 주꾸미가 줄었다고 하고, 낚시꾼들은 봄 산란기에 어부들이 주꾸미를 잡으니 가을에도 주꾸미 씨가 마른다고 주장한다. 결국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인데 지자체에서는 5~8월 정도 금어기를 두어 중재에 나서고 있다. 이틈을 타고 중국·태국·베트남에서 건너온 값싼 수입산 주꾸미가 활개를 치고 있는 것은 조금 씁쓸한 모습이다.
우리나라에서 주꾸미가 가장 많이 잡히는 곳은 서해안, 그중에서도 충남 보령 대천항과 오천항, 서천 마량항 일대에서 많이 잡힌다. 서천에서는 3월 하순에서 4월 초순경까지 ‘서천동백꽃주꾸미축제’를 열고 있다. 올해는 3월 18일~4월 2일 동안 열릴 계획이다.
신선한 주꾸미를 고르는 방법은 일단 눈으로 상태를 살피면 된다. 신선한 주꾸미는 검은색에 가까운 회색을 띤다. 수족관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색이 하얗게 변한다. 손으로 만졌을 때 너무 미끈거리면 잡은 지 오래된 것이다. 또한 ‘눈빛’이 살아 있는 것이 싱싱한 놈이다. 갓 잡은 국내산 주꾸미는 다리와 눈 사이 좌우에 황금빛의 둥근 테 무늬가 있다. 수입산은 약품 처리하는 것도 있어 이 테가 없는 경우가 많다.
흔히 ‘낚시꾼들이 집에서 환영받는 일은 드물다’고 하지만 주꾸미만은 다르다. 주꾸미는 손질하기 쉽고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기 때문이다. 주꾸미 손질은 어렵지 않다. 산 주꾸미는 따로 손질할 필요가 없으며 죽은 주꾸미라도 머리를 뒤집어 내장과 먹통을 떼어낸 다음 굵은 소금이나 밀가루를 뿌려 주물러 준다. 이렇게 하면 빨판에 붙어 있던 끈적끈적한 이물질이 깨끗이 제거되어 비린내가 없어진다.
주꾸미는 돼지고기와 궁합이 잘 맞는다. 돼지고기는 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반면 주꾸미에 함유된 타우린은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내려주는 역할을 하는 덕분이다. 그런 면에서 삼겹살과 함께 볶아 먹는 ‘쭈삼불고기’는 궁합이 좋은 음식이다. 이외에도 매콤한 주꾸미볶음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밥반찬이고, 맑은 육수에 데쳐먹는 주꾸미 샤브샤브는 젊은 여성들이 좋아한다. 라면에 넣어 먹어도 좋고 볶음밥에 넣어도 별미다. 다만 주꾸미는 가능한 조리시간이 짧아야 수분이 덜 빠지고 질겨지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주꾸미가 가장 많이 잡히는 곳은 서해안, 그중에서도 충남 보령 대천항과 오천항, 서천 마량항 일대에서 많이 잡힌다. 서천에서는 3월 하순에서 4월 초순경까지 ‘서천동백꽃주꾸미축제’를 열고 있다. 올해는 3월 18일~4월 2일 동안 열릴 계획이다.
신선한 주꾸미를 고르는 방법은 일단 눈으로 상태를 살피면 된다. 신선한 주꾸미는 검은색에 가까운 회색을 띤다. 수족관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색이 하얗게 변한다. 손으로 만졌을 때 너무 미끈거리면 잡은 지 오래된 것이다. 또한 ‘눈빛’이 살아 있는 것이 싱싱한 놈이다. 갓 잡은 국내산 주꾸미는 다리와 눈 사이 좌우에 황금빛의 둥근 테 무늬가 있다. 수입산은 약품 처리하는 것도 있어 이 테가 없는 경우가 많다.
흔히 ‘낚시꾼들이 집에서 환영받는 일은 드물다’고 하지만 주꾸미만은 다르다. 주꾸미는 손질하기 쉽고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기 때문이다. 주꾸미 손질은 어렵지 않다. 산 주꾸미는 따로 손질할 필요가 없으며 죽은 주꾸미라도 머리를 뒤집어 내장과 먹통을 떼어낸 다음 굵은 소금이나 밀가루를 뿌려 주물러 준다. 이렇게 하면 빨판에 붙어 있던 끈적끈적한 이물질이 깨끗이 제거되어 비린내가 없어진다.
주꾸미는 돼지고기와 궁합이 잘 맞는다. 돼지고기는 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반면 주꾸미에 함유된 타우린은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내려주는 역할을 하는 덕분이다. 그런 면에서 삼겹살과 함께 볶아 먹는 ‘쭈삼불고기’는 궁합이 좋은 음식이다. 이외에도 매콤한 주꾸미볶음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밥반찬이고, 맑은 육수에 데쳐먹는 주꾸미 샤브샤브는 젊은 여성들이 좋아한다. 라면에 넣어 먹어도 좋고 볶음밥에 넣어도 별미다. 다만 주꾸미는 가능한 조리시간이 짧아야 수분이 덜 빠지고 질겨지지 않는다.

쑥과 찰떡궁합 봄 도다리
봄이란 단어에 가장 잘 어울리는 생선이 바로 도다리다. 도다리에 ‘쑥국’이란 단어까지 더하면 그야말로 입안에 봄이 찾아온 느낌이다. 도다리쑥국은 남해안 지역에서 주로 먹는데 맑은 국물에 도다리의 부들부들한 살과 햇쑥의 향이 어우러져 풍미를 더한다. 그래서 ‘집 나간 며느리를 찾으려면 가을에는 전어를 굽고 봄에는 도다리쑥국을 끓이라’고 했나보다.
사실 우리가 도다리로 알고 먹는 생선은 대개 ‘문치가자미(뻘가자미, 물가자미)’와 양식한 ‘강도다리’다. 문치가자미는 거제와 통영을 중심으로 한 남해안 지역에서 도다리를 대신하고, 강가자미는 주로 수도권에서 도다리를 대신한다. 군산 등 서해안 지역에서는 ‘해풍대’라 부르는 별가자미를 도다리로 부르기도 한다.
도다리와 문치가자미, 강도다리는 생김새가 언뜻 비슷하지만 자세히 보면 차이가 분명 있다. 문치가자미는 몸통이 타원형이다. 눈이 입 오른쪽에 달려 있으며 서식지에 따라 흙색이나 대리석 무늬, 짙은 갈색을 띤다.
강도다리의 몸통은 둥근 마름모꼴이며 눈이 입 왼쪽에 달려 있다. 등과 꼬리지느러미에 검은 띠가 여러 개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도다리의 몸통은 마름모꼴에 가까우며 눈이 입 오른쪽에 크게 튀어나와 있다. 회색 또는 황갈색 몸바탕에 크고 작은 암갈색 반점들이 몸 전체에 흩어져 있어 ‘담배도다리’라 부르기도 한다. 참고로 비슷하게 생긴 넙치(광어)는 눈 두 개가 몸 왼쪽으로 쏠려 있고 도다리는 눈이 오른쪽으로 쏠려 있다 해서 흔히 ‘좌광우도’라고 부른다.
이렇듯 종이 다른 가자미가 도다리로 둔갑하는 이유는 진짜 도다리의 성장 속도가 느리고 치어를 구하기 어려워 양식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자연산도 수심 200m 해저에 서식해 연안에서는 잡기 힘들고 거제, 통영, 부산 등 남해안 산지 이외에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봄이란 단어에 가장 잘 어울리는 생선이 바로 도다리다. 도다리에 ‘쑥국’이란 단어까지 더하면 그야말로 입안에 봄이 찾아온 느낌이다. 도다리쑥국은 남해안 지역에서 주로 먹는데 맑은 국물에 도다리의 부들부들한 살과 햇쑥의 향이 어우러져 풍미를 더한다. 그래서 ‘집 나간 며느리를 찾으려면 가을에는 전어를 굽고 봄에는 도다리쑥국을 끓이라’고 했나보다.
사실 우리가 도다리로 알고 먹는 생선은 대개 ‘문치가자미(뻘가자미, 물가자미)’와 양식한 ‘강도다리’다. 문치가자미는 거제와 통영을 중심으로 한 남해안 지역에서 도다리를 대신하고, 강가자미는 주로 수도권에서 도다리를 대신한다. 군산 등 서해안 지역에서는 ‘해풍대’라 부르는 별가자미를 도다리로 부르기도 한다.
도다리와 문치가자미, 강도다리는 생김새가 언뜻 비슷하지만 자세히 보면 차이가 분명 있다. 문치가자미는 몸통이 타원형이다. 눈이 입 오른쪽에 달려 있으며 서식지에 따라 흙색이나 대리석 무늬, 짙은 갈색을 띤다.
강도다리의 몸통은 둥근 마름모꼴이며 눈이 입 왼쪽에 달려 있다. 등과 꼬리지느러미에 검은 띠가 여러 개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도다리의 몸통은 마름모꼴에 가까우며 눈이 입 오른쪽에 크게 튀어나와 있다. 회색 또는 황갈색 몸바탕에 크고 작은 암갈색 반점들이 몸 전체에 흩어져 있어 ‘담배도다리’라 부르기도 한다. 참고로 비슷하게 생긴 넙치(광어)는 눈 두 개가 몸 왼쪽으로 쏠려 있고 도다리는 눈이 오른쪽으로 쏠려 있다 해서 흔히 ‘좌광우도’라고 부른다.
이렇듯 종이 다른 가자미가 도다리로 둔갑하는 이유는 진짜 도다리의 성장 속도가 느리고 치어를 구하기 어려워 양식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자연산도 수심 200m 해저에 서식해 연안에서는 잡기 힘들고 거제, 통영, 부산 등 남해안 산지 이외에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문치가자미는 양식이 되지 않지만 도다리보다 어획량이 많아 도다리의 자리를 꿰찼다. 강도다리는 바닷물과 민물이 섞이는 강 하류 부근에 주로 살며 양식이 활성화되어 있다.
이런 사실을 안다면 도다리에 대해 약간 배신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문치가자미든 강도다리든 봄을 알리는 쑥국의 재료임에는 분명하다. 그래서 대개는 문치가자미와 강도다리 모두를 ‘도다리’로 통칭한다.
‘도다리’란 이름은 조선 후기의 학자 김려가 1803년 지은 우리나라 최초의 어보(魚譜)인 <우해이어보(牛海異魚譜)>에 나온 ‘도달어(鮡達魚)’에서 비롯되었다. 하지만 이 생선 역시 진짜 도다리를 지칭한 것인지 문치가자미를 지칭한 것인지는 알 길이 없다.
“도달어는 가자미 종류다. 눈이 나란히 붙었고 등은 검다. 맛은 달고 좋으며 구워 먹으면 맛이 좋다. 가을이 지나면 살이 찌기 시작해 큰 것은 3~4척이나 된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가을도다리라고 하고, 혹은 서리도다리라고 한다”. -<우해이어보> 중-
도다리의 제철은 봄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살이 두툼하게 오르고 맛좋기로는 5~8월 사이가 최고다. 3~4월에 도다리가 유명해진 이유는 산란을 마친 후 바닷가로 몰리는 까닭에 많이 잡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시기에 잡히는 도다리는 산란 직후라 살이 물러 회로 먹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잡히기는 많이 잡히는데 회로 먹지 못하니 생각해 낸 것이 햇쑥과 함께 국으로 끓이는 것이었다.
도다리쑥국은 국물 맛보다는 담백한 도다리의 살과 쑥의 향을 음미하기에 양념을 강하게 하지 않는 것이 포인트다. 국물은 쌀뜨물에 무와 소금 한 꼬집이면 충분하다. 이렇게 끓인 국물에 도다리와 대파, 고추 등을 넣고 한소끔 끓인다. 쑥을 너무 오래 끓이면 향이 사라지기 때문에 마지막에 넣어 살짝 숨이 죽을 정도면 충분하다.
도다리 회는 산란 후 다시 살이 차는 5월부터가 맛있다. 도다리회는 주로 뼈째 썰어 먹기 때문에 도다리든 문치가자미든 강도다리든 전문가가 아니면 맛을 구별하기 거의 어렵다. 문제는 도다리가 아닌 양식 강도다리 따위를 자연산 도다리로 속여 파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에서 들여온 돌가자미와 양식 광어 새끼까지 섞어 파는 곳도 간혹 있다. 돌가자미는 중국에서 대량으로 양식되는데 1kg가 채 안 되는 돌가자미를 자연산으로 속이기도 하니 꼼꼼히 따져보자.
도다리는 쑥국 외에 조림이나 찜으로 해 먹어도 맛있다. 일식집 가자미 튀김처럼 튀기면 맥주 안주로 그만이다. 날이 조금 더워지면 도다리를 뼈째 썰어 해삼과 멍게 등 제철 해산물과 함께 새콤달콤한 육수를 부어 물회로 먹어도 별미다.
도다리는 몸에 윤기와 탄력이 있는 것이 신선하고 좋다. 도다리 머리를 제거하고 내장을 발라낸 후 용기에 담아 냉동 보관하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이런 사실을 안다면 도다리에 대해 약간 배신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문치가자미든 강도다리든 봄을 알리는 쑥국의 재료임에는 분명하다. 그래서 대개는 문치가자미와 강도다리 모두를 ‘도다리’로 통칭한다.
‘도다리’란 이름은 조선 후기의 학자 김려가 1803년 지은 우리나라 최초의 어보(魚譜)인 <우해이어보(牛海異魚譜)>에 나온 ‘도달어(鮡達魚)’에서 비롯되었다. 하지만 이 생선 역시 진짜 도다리를 지칭한 것인지 문치가자미를 지칭한 것인지는 알 길이 없다.
“도달어는 가자미 종류다. 눈이 나란히 붙었고 등은 검다. 맛은 달고 좋으며 구워 먹으면 맛이 좋다. 가을이 지나면 살이 찌기 시작해 큰 것은 3~4척이나 된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가을도다리라고 하고, 혹은 서리도다리라고 한다”. -<우해이어보> 중-
도다리의 제철은 봄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살이 두툼하게 오르고 맛좋기로는 5~8월 사이가 최고다. 3~4월에 도다리가 유명해진 이유는 산란을 마친 후 바닷가로 몰리는 까닭에 많이 잡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시기에 잡히는 도다리는 산란 직후라 살이 물러 회로 먹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잡히기는 많이 잡히는데 회로 먹지 못하니 생각해 낸 것이 햇쑥과 함께 국으로 끓이는 것이었다.
도다리쑥국은 국물 맛보다는 담백한 도다리의 살과 쑥의 향을 음미하기에 양념을 강하게 하지 않는 것이 포인트다. 국물은 쌀뜨물에 무와 소금 한 꼬집이면 충분하다. 이렇게 끓인 국물에 도다리와 대파, 고추 등을 넣고 한소끔 끓인다. 쑥을 너무 오래 끓이면 향이 사라지기 때문에 마지막에 넣어 살짝 숨이 죽을 정도면 충분하다.
도다리 회는 산란 후 다시 살이 차는 5월부터가 맛있다. 도다리회는 주로 뼈째 썰어 먹기 때문에 도다리든 문치가자미든 강도다리든 전문가가 아니면 맛을 구별하기 거의 어렵다. 문제는 도다리가 아닌 양식 강도다리 따위를 자연산 도다리로 속여 파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에서 들여온 돌가자미와 양식 광어 새끼까지 섞어 파는 곳도 간혹 있다. 돌가자미는 중국에서 대량으로 양식되는데 1kg가 채 안 되는 돌가자미를 자연산으로 속이기도 하니 꼼꼼히 따져보자.
도다리는 쑥국 외에 조림이나 찜으로 해 먹어도 맛있다. 일식집 가자미 튀김처럼 튀기면 맥주 안주로 그만이다. 날이 조금 더워지면 도다리를 뼈째 썰어 해삼과 멍게 등 제철 해산물과 함께 새콤달콤한 육수를 부어 물회로 먹어도 별미다.
도다리는 몸에 윤기와 탄력이 있는 것이 신선하고 좋다. 도다리 머리를 제거하고 내장을 발라낸 후 용기에 담아 냉동 보관하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집에서 만들어 먹는 봄 요리
주꾸미맑은탕

재료 멸치 한 줌, 무 1/4토막, 주꾸미 2마리, 느타리버섯 한 줌, 청경채, 대파, 청양고추, 애호박 반 개, 새우젓 약간, 소금 약간, 간장 반 스푼
만드는 법
1 물에 멸치 한 줌과 손질한 무를 넣고 끓여 육수를 만든다.
2 육수에 새우젓과 소금 약간, 간장 반 스푼으로 간을 한다. 물이 졸면서 간이 세지니 처음엔 근근하게 간한다.
3 무와 애호박을 한 입 크기로 썰어 육수에 넣는다.
4 손질한 주꾸미를 넣고 살짝 데친 후 청양고추와 버섯, 대파, 청경채 등을 넣어 한소끔 끓인다.
5 마지막에 간장으로 간하면 끝. 얼큰하게 먹으려면 고춧가루나 양념장을 더한다.
만드는 법
1 물에 멸치 한 줌과 손질한 무를 넣고 끓여 육수를 만든다.
2 육수에 새우젓과 소금 약간, 간장 반 스푼으로 간을 한다. 물이 졸면서 간이 세지니 처음엔 근근하게 간한다.
3 무와 애호박을 한 입 크기로 썰어 육수에 넣는다.
4 손질한 주꾸미를 넣고 살짝 데친 후 청양고추와 버섯, 대파, 청경채 등을 넣어 한소끔 끓인다.
5 마지막에 간장으로 간하면 끝. 얼큰하게 먹으려면 고춧가루나 양념장을 더한다.
매운도다리조림

재료 도다리(4마리), 무, 국물용 멸치, 양파, 대파, 청양고추, 홍고추, 조림양념(고춧가루 2큰술, 집간장 1큰술, 마늘 1큰술, 소금 약간, 매실액 1큰술, 후추)
만드는 법
1 도다리를 손질하고 등에 칼집을 넣어 준다.
2 무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국물용 멸치를 4~5마리 넣어 바글바글 끊인다.
3 조림양념을 만든 후 썬 양파와 대파, 고추를 넣어 섞는다.
4 무 위에 도다리를 얹고 양념을 끼얹어 끓인다. 이때 냄비 뚜껑을 열고 끓여야 국물이 잘 조려진다. 너무 오래 끓이면 도다리 살이 퍽퍽해진다.
만드는 법
1 도다리를 손질하고 등에 칼집을 넣어 준다.
2 무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국물용 멸치를 4~5마리 넣어 바글바글 끊인다.
3 조림양념을 만든 후 썬 양파와 대파, 고추를 넣어 섞는다.
4 무 위에 도다리를 얹고 양념을 끼얹어 끓인다. 이때 냄비 뚜껑을 열고 끓여야 국물이 잘 조려진다. 너무 오래 끓이면 도다리 살이 퍽퍽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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