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홍의 맛집] 경기 하남 - 팔당원조칼제비칼국수
입력 : 2017.04.28 09:52
북한강이 한강 어귀로 접어드는 팔당대교 초입에 있는 팔당원조칼제비는 서울 북동쪽 나들이 코스의 길목이라는 지리적 이점 때문인지 대중교통으로는 접근이 어려운 지역임에도 오래전부터 자전거 동호인을 중심으로 외부인에게 널리 알려진 맛집이다.
칼국수라는 음식이 재료와 조리법이 남모르는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먹는 사람 역시 큰 기대감 없이 찾는 친숙하고 만만한 대중적인 음식이다. 팔당원조칼제비의 음식 역시 깜짝 놀랄 만큼 맛있어서 멀리서 시간 내 찾아갈 정도는 아니고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는 나들잇길에 잠깐 들려서 먹기에 알맞은 ‘나들이 맛집’ 정도가 정확한 표현이다.
참고로 칼제비는 한 그릇에 칼국수와 수제비를 섞어서 내놓는 것을 말한다. 물론 칼국수와 수제비만으로 주문이 가능하니 취향에 따라 선택해 주문하면 된다.
시원한 국물 맛을 내는데 흔히 쓰이는 재료인 북어, 바지락, 새우 삼총사가 모두 들어간 육수는 해산물에서 느낄 수 있는 시원함과 달큼함 그리고 진한 감칠맛을 보여준다.
식당 한쪽에서 직접 반죽해 만들어 내는 칼국수와 손으로 직접 뜯어낸 수제비도 탱탱하고 쫄깃한 맛이 살아 있어 시원한 육수와 함께 완성도 높은 품질의 칼제비를 맛볼 수 있다.
칼제비, 칼국수, 수제비 등 세 종류의 메뉴 모두 주문할 때 얼큰한 맛과 시원한 맛을 선택할 수 있다. 시원한 맛은 맑은 육수가 제공되고 얼큰한 맛은 기본 육수에 고춧가루와 잘게 다진 청양고추를 더해 나온다. 취향에 따라 더 매운맛을 원한다면 셀프 반찬 코너 한쪽에 준비된 다진 청양고추와 고춧가루를 이용해 매운맛을 조절할 수 있으니 기본 시원한 맛에서 아주 매운 맛까지 개인의 입맛에 따라 조절할 수 있다.
이 식당의 칼제비나 칼국수 1인분의 양이 적은 편이 아니어서 칼제비만 먹어도 충분한 포만감을 느끼지만 3인 이상이 방문한다면 칼제비를 먹기 전에 사이드 메뉴로 파전이나 만두를 주문해 좀 더 풍성한 식사를 하는 것도 추천하다.
잘게 썬 오징어와 쪽파를 넉넉하게 넣어 만든 파전은 가격 대비 만족할만한 맛과 품질을 보여준다. 재료의 배합과 전을 굽는 정도가 알맞아 고소하고 바삭한 맛이 칼국수를 먹기 전 입맛을 돋우는 식전요리로 제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일행의 수가 적거나 식사량이 적은 손님들은 양이 많은 파전 대신, 한판에 6개가 나오는 만두를 주문해 식전요리로 먹곤 하는데 이 만두 역시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메뉴다.
쫄깃하고 얇은 만두피 속에 다진 고기와 당면, 파, 무말랭이로 소를 채운 평범하고 소박한 만두지만 잡내 없이 잘 쪄내, 얼큰하고 시원한 칼국수를 먹기 전 간단하게 허기를 달래기에 안성맞춤이다.
국물이 있는 탕 종류의 음식을 먹은 후 남은 국물에 죽을 만들어 입가심으로 먹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국물 맛을 내는데 사용된 북어와 바지락 등 해물 맛이 농축된 국물에 조미김과 달걀을 넣어 끓인 죽은 입안에 부드럽게 감기는 감칠맛이 일품인데 반찬으로 제공되는 잘익은 알타리 김치와 함께 먹으면 최상의 궁합을 보여준다.
‘팔당원조칼제비칼국수’는 주말은 워낙 손님이 많아 피크 시간대에는 대기 시간이 있을 수 있고 셀프 반찬코너나 테이블 주변이 청결하다 할 수도 없다. 종업원들의 응대 또한 친절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1인당 만 원이 안되는 비용으로 맛있는 만두와 칼제비 그리고 마무리로 죽까지 먹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주말 나들잇길에 가족과 함께 들릴 수 있는 무난한 ‘나들이 맛집’ 중 한 곳이니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해 볼 것을 권한다.
팔당원조칼제비칼국수
주소 : 경기 하남시 검단산로 348 (지번: 경기 하남시 창우동 4-9)
전화 : 031-792-4566
영업시간 : 평일 10:00 ~ 02:00 / 주말 10:00 ~ 24:00
메뉴 : 칼제비/칼국수/수제비 7,000원, 만두 6,000원, 파전 10,000원, 볶음밥(죽)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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