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다섯 채의 집, 새로운 이웃사촌

산야초 2017. 6. 8. 23:09

CO-HOUSING 01 : 제주 가든코트 난드르 마을

월간 전원속의 내집 | 매거진 | 입력 2017.06.02 10:14 | 수정 2017.06.02 10:19                          

“얽히고 설켜 만난 새로운 이웃사촌, 제주에 함께 둥지 틀어 적응도 쉬웠어요.”

올레길의 시작과 끝이 만나는 곳. 우리나라 최남단 마라도와 가파도, 그리고 박수기정의 절경이 어우러지는 난드르 마을에 5채의 집이 들어서 있다. 서울 수도권에 살던 다섯 가구가 주말주택 겸 이주 목적으로 토지 구입부터 설계·시공을 함께 진행하고 2년 전, 입주까지 완료한 코하우징 주택 단지 ‘가든코트(Garden Court)’다.

단지는 블랙&화이트의 무채색 톤으로 외벽 마감재 색상을 통일해 정돈된 느낌을 준다. 하지만 각 집들의 입면은 거주자의 취향에 맞춰 다양한 개성이 묻어난다. 1층 필로티를 띄워 공용 공간을 두기도 하고, 단층으로만 구성해 거주 편의를 살린 집도 있다. 아예 2층에 거실과 주방을 두어 바다 조망을 만끽하는 낭만적인 구성도 있다. 다양한 이야기가 녹아 있되, 겉으로 봤을 때는 하나의 조화된 마을로 인식되는 것이 바로 가든코트만의 특징이다.

집에 딸린 마당이 작을지언정 마을의 공용 정원을 누구나 소유할 수 있기에 언제나 넉넉한 단지 모습이다. 

드론으로 촬영한 가든코트 배치. 약간의 경사 덕분에 멀리 마라도와 가파도, 박수기정의 절경이 한눈에 담긴다. 


단지 앞 산책과 낚시 마당  /  공동 바비큐 파티  Ⓒ사진 건축주 제공

이웃 아이들과의 연주회  /  아이들만의 파자마 파티  Ⓒ사진 건축주 제공


“오히려 너무 오래되고 친한 사이라면 어려웠을 수 있어요. 적당한 거리의 친밀도를 가졌기에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원하는 것도 자유롭게 말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입주자의 말처럼 다섯 집은 처음부터 아는 사이가 아니었다. 한 사람과 그 지인들이 모이고, 서로 만나는 과정에서 ‘제주살기’라는 공통 화제를 나눈 것이 계기가 되었다. 전문적인 코하우징 프로젝트처럼 조합 방식과 규약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함께 땅을 사고 필지를 분할하는 과정에서 대화와 배려를 통해 불협화음은 없었다.

전체 부지의 마스터플랜 및 설계·시공을 맡은 ㈜홈포인트의 유혁민 대표는 “설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었던 것이 각 집의 조망권을 어떻게 확보하느냐 하는 문제였다”“바다, 소나무 등 각기 좋아하는 뷰를 고려해 필로티와 테라스를 적극 활용했다”고 설명한다. 입주자의 성향에 따라 정원을 바라볼 수 있는 고즈넉한 서재를 만들기도 하고, 맨발로 다닐 수 있는 널찍한 2층 테라스 데크를 조성하기도 했다. 결국 각 집은 부지마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바다와 정원의 풍경을 가진다.


아직은 주말주택으로 이용하는 집들이 많아 정원은 최소한의 관리할 수 있게 구성하고, 추후 완전 이주를 고려해 가변성 있게 디자인되었다. 


제주 가든코트 다섯 채의 집

S HOUSE

지형의 고저차를 활용하여 만들어진 지하 1층은 2종 근린생활시설로, 바다와 박수기정으로 향하는 길목에 있어 그 활용도가 기대되는 위치다. 1층에는 생활 공간을 두지 않은 채 앞뒤로 오픈하고, 2층에 주생활공간을 계획하였다. 모노톤의 외관 이미지가 인테리어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블랙&화이트에 적절한 나무의 질감과 색을 넣어 깔끔하게 디자인하였다. 최소한의 실만 배치하고 공유 공간을 많이 두어 나중에 제주도에 내려왔을 때 그 여건에 맞춰 사용할 수 있도록 가변성을 살렸다.


K HOUSE

집은 땅 전체를 감싸 안고 있는 듯한 형태로 디자인했다. 마을의 전체적인 마스터플랜 계획에서 어긋나지 않게 재료와 색상을 선택하고, 부지의 향과 조건에 맞춰 개성 있는 입면을 만들었다. 특히 야외 활동을 좋아하는 건축주를 위해 1층 하부에 필로티를 두고, 내부는 자연적인 조망을 최우선에 두고 구성되었다. 특히 서재에서 보이는 소나무와 어우러진 제주의 자연은 이 집의 아름다운 비경이다.


P HOUSE

가족과 지인, 운영하고 있는 회사의 직원들이 편히 내려와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집안에 넓은 실을 두고 개인 공간을 분리해 디자인했다. 집은 기본적으로 심플한 형태에 세라스킨과 목재를 사용해 마감하고, 내부 역시 외부와 같이 무채색 위주로 인테리어했다. 실내는 현관으로 들어오면 긴 복도가 있고 왼쪽은 LDK 공간, 오른쪽은 침실로 계획하고 그사이에 포켓도어를 설치해 공간을 확실히 분리했다.


L HOUSE

흰색의 세라믹사이딩과 그레이 톤의 현무암 외관에 감각적으로 창을 배치해 모던한 입면을 만들었다. 집은 경사 대지를 활용해 스킵플로어형으로 계획하고, 프라이버시는 지키되 외부조망을 확보하는 데 만전을 기했다. 실내는 현관에서 반층 올라가면 나오는 LDK 공간은 천장을 오픈하여 개방감을 주고, 바다가 보이는 발코니 쪽으로 큰 창을 두어 제주의 바다를 있는 그대로 조망할 수 있도록 하였다.


C HOUSE

제주의 모습을 최대한 끌어들이고자 발코니 창들은 넉넉한 사이즈로 오픈하고, 발코니와 실내와의 단차를 줄였다. 깔끔한 디자인에 유지·관리가 쉬운 세라믹사이딩으로 외부를 마감하고 짙은 색 루나우드로 포인트를 주었다. 내부는 불필요한 벽체를 생략해 오픈된 공간으로 계획하고 바닥은 YKK AP 화이트 오크 바닥재, 벽은 백색 벽지로 마감해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이 들도록 구성하였다.


C HOUSE의 어스름 풍광. 주말 저녁이 되면 조명이 하나둘 켜지고, 사람들은 마당으로 자연스럽게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