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新 한·중 밀월시대' 연 박 대통령 '中 전승절' 외교

산야초 2015. 9. 4. 14:13

'新 한·중 밀월시대' 연 박 대통령 '中 전승절' 외교


            

한중, 北추가 도발억제 공감…한중일 3국 정상회의 개최도 사실상 합의
경제 협력도 강화…한미관계 발전적 관리는 과제


  • (상하이=연합뉴스) 정윤섭 강병철기자
입력시간 : 2015/09/04 11:38:57
수정시간 : 2015.09.04 14:11:05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오후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리는 한중 비즈니스 포럼 참석을 끝으로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다. 

중국의 '항일(抗日)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기념행사 참석차 이뤄진 이번 방중은 2박3일간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한중 관계 발전, 한반도 정세 관리, 동북아 외교 차원에서 적지 않은 의미가 있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경제적으로는 우리 기업이 중국의 소비 시장에 본격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 이번에 마련됐다는 것이 청와대의 자평이다. 

◇ 발전된 한중 관계 확인…北추가도발 억제 공조 = 박 대통령의 이번 방중은 형식이나 내용 면에서 발전한 한중 양국관계가 확인되는 자리였다. 


우선 중국은 박 대통령이 다자 행사 계기에 다른 30여개국 정상과 함께 방문한 박 대통령을 특별 예우했다. 지난 2일 박 대통령의 베이징(北京) 도착과 동시에 중국 공식 서열 1·2위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리커창(李克强) 총리와의 연쇄회담이 진행됐으며 시 주석은 박 대통령에 특벼 단독 오찬 자리도 마련했다. 
 
"박 대통령을 잘 모시라"라고 시 주석이 수차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국은 별도 영접팀, 전용 대기실 마련 등의 예우도 했다.
 
박 대통령 역시 미국의 동맹·우방국 중 유일하게 3일 진행된 중국의 전승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성의를 보였다. 

행사 참관을 위해 박 대통령이 시 주석과 톈안먼(天安門) 성루에 나란히 선 모습은 달라진 한중 관계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는 북한 대표로 전승절 행사에 온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시 주석 오른쪽 두 번째 위치한 박 대통령과 달리 시 주석 오른쪽 끝에 서고 시 주석을 접견하지 못한 채 사실상 빈손 귀국한 것과 큰 대비를 이뤘다.

박 대통령의 방중은 한반도 정세 관리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 

남북 8·25 합의로 어렵게 조성된 대화 분위기가 북한의 노동당 창건일(10월10일) 계기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로 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한중 양국이 북한에 핵실험이나 탄도 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로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해서는 안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는 점에서다.

북중 양국이 이전보다 불편한 관계이기는 하지만 중국은 북한에 여전히 영향력이 있다는 점에서 한중간 이런 공감은 북한에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구체적인 합의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 한중 양국 정상은 북한 비핵화를 위해 의미있는 비핵화 대화 재개가 필요하다는 기본 입장을 다시 확인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일 시 주석 주최 환영 만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도 한반도 정세 문제와 관련해 대화했다. 

이번 중국 방문에서 북한의 전통적 우방국인 중국, 러시아와 남북관계 발전 방안에 대해 연쇄 협의가 이뤄진 것이다. 

◇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합의로 동북아 외교 주도…한미관계 관리는 과제 = 박 대통령이 시 주석과 한중일 정상회의를 10월말~11월초에 한국에서 개최하는 것을 합의한 것도 성과다.

과거사 문제와 한중일 3국 협력 문제를 분리한 우리나라와 달리 중국은 일본 과거사 문제 등의 이유로 3국 정상회의 재개에 소극적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나 중국이 이번에 10월말에서 11월초에 한국에서 3국 정상회의 개최에 합의하면서 중일 외교 갈등 등의 이유로 2012년 5월 이후 중단됐던 한중일 정상회의가 사실상 재개되게 됐다는 점에서다. 

특히 박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3국 정상회의 재가동을 제안하는 등 우리 정부는 의장국으로 3국 협력 복원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중일 정상회의가 진행되면 그 계기에 한일간 양자 정상회담도 열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3국 정상회의 합의는 한일 관계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 3국 정상회의 및 한일 정상회담 차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취임 후 첫 방한이 이뤄지면 경색된 한일 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에서다.

한일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3국 정상회의 개최는 한미일 3각 안보 협력 복원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도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불참한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 것은 한미 관계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동북아 지역의 패권을 놓고 미국과 대립하는 중국이 한미일 3각 공조를 견제하기 위해 한국과의 관계 강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이뤄진 방문이라는 점에서다.

이런 점에서 박 대통령의 다음 달 워싱턴 방문은 미국의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초점이 모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 한중간 경제협력도 강화…최대규모 경제사절단 수행 = 박 대통령의 방중은 한중간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로도 작용했다. 

박 대통령은 리 총리와의 면담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조기 발효시키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키로 하는 한편 국가간 공동 벤처펀드로는 역대 최대인 2천억원 규모의 '문화 콘텐츠 개발' 벤처펀드를 조성키로 했다. 

또 이와 관련해 한중 양국간 모두 33건의 관련 양해각서(MOU)도 체결됐다.

청와대는 "이번 박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FTA 효과 극대화 방안을 마련해 우리 기업이 중국 소비시장에 본격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다"고 평가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의 이번 중국 방문에는 역대 최대 규모(156명)의 경제사절단도 참여했다.

이들은 한중 비즈니스 포럼과 중국 현지 기업들과의 1대1 비즈니스 상담회를 통해 협력 기회를 모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