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괜히 팔았나”... 올해 外人 순매수 81%가 삼성전자 [왕개미연구소]
삼성전자, 작년 3월 이후 처음으로 장중 주가 7만원 찍어
삼성전자 주식에 대한 개미 호감도도 전년보다 43% 상승
[왕개미연구소]
“너도 나도 삼성전자 주식 사달라고 증권사에 줄설 때가 아니라, 삼성전자 같은 잡주로 언제 돈 벌겠냐고 2차전지 사라고 욕할 때가 매수 타이밍 아니겠어요.”(투자자 A씨)
“작년 이맘때 삼성전자 주가 7만원 깨졌을 때 싸다고 생각해 덤볐다가 5만원대까지 내려서 마상(마음 상처)이 심했거든요. 그래서 얼마 전 원금되자마자 팔았는데, 칠만전자를 찍었네요. 조금만 버틸 걸...”(투자자 B씨)
25일 삼성전자 주가가 장중 7만원을 찍은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 넘게 올라 장중 7만원을 찍었다. 삼성전자 주가가 7만원대였던 시점은 작년 3월 29일(종가 7만200원)이었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가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시간외거래에서 28% 폭등한 것이 호재였다.
이날 오전부터 삼성전자 주식에는 외국계 증권사를 통한 강한 매수세가 쏟아지고 있다. 오전 10시 현재는 전날보다 약 1% 오른 6만9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국무부에서 열린 국무장관 주최 국빈오찬에서 참석하고 있다./연합
✅외국인, 98년 이후 삼성전자 최대 순매수
삼성전자 주가 급등으로 웃고 있는 건, 연초부터 삼선전자 주식 사재기에 나섰던 외국인 투자자다. 코로나 이후 지난 2020년부터 3년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팔기만 했던 외국인은 올해는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24일까지 외국인 순매수 금액(11조3641억원)의 81%가 삼성전자(9조1983억원)를 사는 데 쓰였다. 그야말로 폭풍급 매수다. 만약 이런 기세가 쭉 이어진다면, 1년 기준 역사상 최대 순매수 기록으로 남게 된다. 이전 삼성전자 외국인 순매수 기록은 지난 2009년 4조4000억원이다.
삼성전자 외국인 투자자 보유율도 1년여 전 수준도 회복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외국인 보유율은 지난 25일 기준 52.18%로 집계됐다. 외국인 보유율이 52%대에 들어선 건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이다.
반면 ‘삼성전자와 강남아파트는 파는 게 아니다’라며 ‘삼전 장투’를 다짐했던 개인들은 올해 7조6000억원 어치 삼성전자 주식을 내다 팔았다. 기관도 같은 기간 1조4000억원 어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한국거래소가 통계를 집계한 1998년 이후 최대치”라며 “충분한 반도체 생산능력과 풍부한 현금을 확보한 삼성전자가 이번 반도체 다운사이클 이후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고, 올 하반기부터 반도체 수급 개선이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란 기대감이 거대한 머니무브를 일으켰다”고 말했다. 이밖에 달러 약세, 원화 강세로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선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도 투자 매력을 높였다.
박소연 신영증권 이사는 “탈중국 자금이 한국이나 대만 등 여타 신흥국으로 재배분되는 상황에서 지금 당장 업황 개선 기미는 없지만 향후 반도체 경기가 좋아질 것이란 의미에서 선제적인 베팅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주식에 대한 최근 1년간(2022.5~2023.5) 호감도도 직전 1년에 비해 더 좋아졌다. 25일 조선일보 [왕개미연구소]가 데이터앤리서치에 의뢰해 20만여개 온라인 포스팅을 분석해보니, 최근 1년간 삼성전자 순호감도(긍정 점수에서 부정 점수를 뺀 것)는 42.58%로, 직전 1년(29.88%)에 비해 12.7%포인트 상승했다. 백분율로 환산하면 호감도가 42.7%나 높아진 것이다.
개별 종목에 대한 호감도 증가는 향후 주가 방향성이 좋아질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는 신호다. 데이터앤리서치 관계자는 “삼성전자 주식에 대한 온라인 포스팅을 매수와 매도로 나눠 분석해 봤더니, 최근 1년 동안 삼성전자 주식을 사겠다는 글은 직전 1년 전에 비해 6.4% 늘었지만 팔겠다는 글은 14.3% 감소했다”면서 “삼성전자 주가 전망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유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 상황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양호한 주가 흐름이 계속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질 때 성장주는 가치주에 비해 뛰어난 성과를 보이는데 이런 측면에서 삼성전자에 매수가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국 반도체 수출금액지수는 구리값에 약간 후행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최근 구리값이 뚝뚝 떨어지고 중국향 수요 기대도 무너지고 있는 만큼 한국 반도체 제품 가격 반등이 지속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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