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역대 대통령 중 해외 순방 횟수 비교_최다는 이명박 전 대통령

산야초 2015. 10. 4. 20:16

[토요판 커버스토리]

朴대통령 2, 3개국 압축 순방…

시진핑-아베 ‘두루두루’형

이재명기자

 

입력 2015-05-09 03:00:00 수정 2015-05-09 07:54:12

 

 

대통령의 해외순방


 
일각에선 박근혜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너무 자주 나간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그런지 동아일보가 역대 대통령 및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비교해 봤다. 시 주석은 2013년 3월,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취임해 박 대통령과 취임 시점(2013년 2월)이 거의 유사하다.


역대 대통령 중 최다는 이명박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은 5년 임기 동안 24차례 해외 순방에 나섰다. 연평균 4.8회다. 방문국은 모두 38개국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다소 늘었다. 임기 중 28회, 57개국을 방문했다. 연평균 5.6회였다.

그러던 것이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 이후 껑충 뛰었다. 이 전 대통령은 집권 2년 차인 2009년 13회 해외 순방에 나섰다. 매달 한 번꼴로 나간 셈이다. 임기 5년간 49회, 84개국을 방문했다. 연평균 9.8회. 김 전 대통령보다 2배 더 나갔다. 노 전 대통령과 비교해도 월등히 많은 횟수다.

이는 ‘세일즈 외교’를 전면에 내세운 이 전 대통령의 외교 기조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외교 라인에서는 “한국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진 점도 반영된 수치”라고 말한다. 박근혜 대통령도 4월 중남미 순방 일정을 짜면서 당초 계획에 없던 콜롬비아 방문을 추가했다. 올해 초부터 콜롬비아 측에서 방문 요청이 쇄도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을 만난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한국의 교육 수준을 닮고 싶은 것이 나의 꿈”이라며 한국 교육전문가의 파견을 요청했다. 변변한 자원이 없는 한국의 고속성장이 높은 교육열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잘 아는 개발도상국들이 한국을 발전모델의 하나로 삼고 있다는 방증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2년간 12회, 24개국을 방문했다. 순방 횟수로 보면 같은 기간 김 전 대통령보다 3번, 노 전 대통령보다 2번 더 많다. 이 전 대통령보다는 9번 적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의 방문국을 보면 순방 횟수가 많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집권 2년 동안 중국을 4번, 일본을 4번 방문했다. 같은 기간 박 대통령은 중국을 2번 방문했고, 일본은 방문한 적이 없다. 이 전 대통령 집권 초반에는 매년 3국이 돌아가며 여는 한중일 정상회의가 있었다. 이 회의는 2012년 5월을 끝으로 열리지 않고 있다. 한일 관계가 경색돼 일본 방문 기회가 한 번도 없었던 것도 박 대통령의 순방 횟수가 이 전 대통령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인 셈이다.


한중일 정상 중엔 아베 총리가 압도적

박 대통령이 2013, 2014년 12회, 24개국을 방문하며 해외에 머문 체류기간은 79일이다. 두 달 보름가량을 해외에서 보낸 셈이다. 반면 시 주석은 같은 기간 12회로, 박 대통령과 해외 순방 횟수가 같다. 하지만 방문국은 34개국으로 10개국이 더 많다. 한 번 순방을 나가면 보통 4, 5개국을 방문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순방 때 미국만을 단독 방문한 것과 달리 시 주석은 첫 순방 때 러시아와 탄자니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콩고 등 4개국을 방문했다. 중국이 아프리카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시 주석은 취임 후 두 번째 순방 때 미국을 방문하지만 그때도 미국 단독 방문이 아니라 중남미 3개국(트리니다드토바고, 코스타리카, 멕시코)을 함께 방문했다. 시 주석이 단독 방문한 국가는 한국과 러시아, 몽골 등 3개국뿐이다. 여러 나라를 함께 방문하는 시 주석의 순방 스타일에 따라 박 대통령과 순방 횟수는 같지만 해외 체류일은 83일로 나흘이 더 길다.
 
하지만 중국은 시 주석뿐 아니라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사실상 정상 예우를 받으며 별도로 해외 순방에 나서 실제 정상의 해외 순방은 한국보다 훨씬 많다는 게 외교 당국의 설명이다. 한중일 정상회의에도 중국은 주석 대신 총리가 참석한다. 리 총리는 2013, 2014년 시 주석과 별도로 8회, 22개국을 순방하며 해외에 54일을 체류했다. 시 주석과 리 총리의 순방을 합하면 20회, 방문국은 56개국이 된다. 방문 국가 수에서 박 대통령의 2배가 넘는 수치다. 시 주석과 리 총리의 순방 횟수를 합해도 따를 수 없는 해외 정상이 아베 총리다. 아베 총리는 같은 기간 27회에 걸쳐 59개국을 방문했다. 해외 체류 기간도 129일로, 시 주석보다 46일 많고, 박 대통령보다 50일 많다. 박 대통령보다 두 달 가까이 더 국내를 비웠다는 얘기다.

아베 총리도 한 번에 여러 국가를 동시에 방문하는 스타일이다. 지난해 4월에는 독일과 영국, 포르투갈, 스페인, 프랑스, 벨기에 등 6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올해 3월 중동과 4월 중남미 순방 때 각각 4개국을 방문한 게 최다 기록이다. 중국과 일본 정상과 비교해 박 대통령의 순방 횟수는 많지 않다. 다만 중국과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국제적 영향력이 큰 만큼 단순 수치 비교는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