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7시께 관저와서도 업무파악, 동생부부 초청도 아직 안한 듯
단전호흡, 향토음식·두릅 등 채식 위주 소식(小食)으로 건강관리
어느덧 취임 6개월이 됐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개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대선후보 시절에도 서울 삼성동 자택에서의 생활은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다만 "박 대통령은 사생활이란 게 거의 없을 정도로 바쁘게 지내고 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나 측근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각종 회의나 행사참석, 외국사절 접견 등 하루에 1~3개 정도의 공개일정을 소화해 왔다. 반면 매월 적게는 하루, 많게는 사나흘 가량 공개일정을 잡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날은 물론이고 공개일정 외의 시간에도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특별히 대외적인 일정이 없는 날이라 할지라도 각 부처로부터 굉장히 많은 보고를 받고 직접 지시를 내리고 나중에는 이를 확인하는 등 알려지지 않은 일정이 많다"고 말했다.
업무시간 종료 후 관저로 돌아온 이후에도 박 대통령의 업무는 이어진다. 만찬 등의 저녁 외부일정을 좀처럼 잡지 않는 박 대통령은 오후 6~7시께면 관저로 돌아오는데 각종 보고서와 자료를 관저로 들고 와 밤 늦은 시간까지 읽다가 잠자리에 드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졌다.
그러다 보니 장관이나 수석들은 보고서를 읽던 중 궁금증이 생긴 박 대통령으로부터 밤 늦은 시간에도 전화를 받거나 호출되는 경우가 적지않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나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디테일한 부분 하나하나까지 챙기며 '깨알 지시'를 내리는 것과 비슷하다.
이는 공개일정을 거의 잡지 않는 주말에도 해당된다. 역대 대통령들은 주말에 가족들을 관저로 불러들여 식사도 하면서 함께 지냈다.
가족이 없는 박 대통령에게 주말도 평일과 크게 다름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생 박지만 EG 그룹 회장 부부와 조카 세현 군을 청와대에 부른 적도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박 대통령의 사생활이 모두 업무의 연장으로만 채워진 것은 아니다. 관저로 돌아온 이후에는 뉴스도 보고 SNS도 관리하면서 개인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실제 박 대통령이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직접 글과 사진을 올리는 시간도 대부분 저녁 8시에서 10시 사이다. 각종 회의에서 직접 언론보도 내용을 언급하면서 지시를 내릴 정도로 신문이나 인터넷 뉴스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댓글도 꼼꼼히 살피는 것으로 전해졌다.
건강은 20년 넘게 해온 단전호흡을 요즘도 매일 아침 하면서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토음식과 나물, 두릅나물 등 채식 위주로 소식(小食)하는 식습관도 건강관리의 한 부분이다.
박 대통령은 자신의 청와대 생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지난 5월15일 언론사 정치부장 만찬에서 박 대통령은 일과 후 시간을 묻는 질문에 "뭔가 큰 구상도 하고 나라의 방향을 심사숙고하면서 각계 얘기도 나누는 시간이 대통령에게 필요한데 지금까지는 일과 이후에 뭘 하느냐를 생각할 수도 없을 정도로 바쁘게 보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신이 나에게 48시간을 주셨으면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했을 텐데"(5월31일 출입기자단 오찬)라며 '워커홀릭' 같은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