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가장 큰 연회장에서 육 여사가 좋아한 '고향의 봄' 합창

산야초 2015. 10. 11. 13:30

가장 큰 연회장에서 육 여사가 좋아한 '고향의 봄' 합창

[중앙일보] 입력 2013.06.28 00:39 / 수정 2013.06.28 14:58

공항·회담·만찬 파격 예우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7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 동대청에서 단독정상회담에 이어 확대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베이징=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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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7시(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 만찬장인 ‘금색대청’. 박근혜 대통령의 귀에 익은 한국 노래가 울려 퍼졌다. 지난해 대선 때 박 대통령의 선거 로고송이었던 가수 해바라기의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이었다. 박 대통령이 헤드폰을 끼고 이 노래를 부르는 동영상은 유튜브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행사가 끝날 무렵엔 한국어를 전공하고 있는 중국 학생들이 나와 홍난파 선생이 작곡한 ‘고향의 봄’을 합창했다. 박 대통령의 어머니 고(故) 육영수 여사가 좋아했던 노래라고 한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중국 측이 박 대통령에 대해 사전에 세심하게 파악해 문화공연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만찬장에서 방미 때에 이어 또다시 ‘한복 패션’을 선보였다. 위아래 황금색 빛깔에 옷고름은 녹색이고, 소매 끝은 자수로 장식되고, 깃에는 금박을 박은 한복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황금색 한복을 손수 골랐다”고 귀띔했다.

 중국은 박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때 좌석 배치까지 맞춤형으로 챙겼다. 중국에선 양국 정상이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누는 게 관례이지만 이번에는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게 했다. 시 주석의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로 박 대통령을 예우한 것이다.

 이날 박 대통령을 맞은 중국의 의전은 파격의 연속이었다. 만찬 행사장인 ‘금색대청’은 인민대회당 연회장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화려한 방이다. 만찬엔 양측이 각각 70~80명씩 모두 150명이 나왔다.

 앞서 중국 정부는 시 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3시30분부터 15분 동안 천안문광장 인근의 인민대회당 동문 앞 광장에서 박 대통령 일행에 대한 공식 환영식을 열었다. 장소가 동문 앞이었던 까닭은 중국이 전통적으로 외빈을 동쪽에서 맞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황금빛이 도는 노란색 상의와 회색 바지를 입은 채 시 주석과 함께 붉은색 카펫 위에서 중국 의장대를 사열했다. 박 대통령은 입국할 땐 흰색 상의를 입었지만 ‘붉은 바탕 위의 노란색 무늬’를 귀하게 여기는 중국 전통에 답례하기 위해 윗옷을 갈아입었다.

 박 대통령이 이날 오전 11시15분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 도착해 중국 땅에 발을 내디딜 때 영접 나온 인사들도 평소보다 한층 격이 높았다. 중국 측에선 장관급인 장예쑤이(張業遂) 외교부 상무부부장 겸 당 조서기, 장신썬 주한 중국대사 등이 나왔다. 중국에선 외국 정상이 국빈 방문하면 해당 지역을 관장하는 부부장(차관급)이 영접을 나오는 게 보통이다. 부부장 중 서열이 가장 앞선 상무부부장이 나온 게 이례적이라는 얘기다. 박 대통령은 트랩에서 내려온 직후 초등학생인 리중륜(9)이 중국어로 “대통령님의 방문을 환영합니다”고 인사를 하며 건넨 꽃다발을 받았고, 리에게 환하게 웃으며 “반갑습니다”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국빈급 숙소인 댜오위타이(釣魚臺)로 향할 땐 중국 정부에서 방탄 기능을 강화해 특수 제작한 중국산 관용차 ‘훙치(紅旗)’를 제공했다. 훙치는 2009년 중국 건국 60주년 기념 열병식 때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주석이 타면서 중국인들에겐 ‘자긍심의 차’로 통한다. 박 대통령 일행이 20여 분간 숙소로 이동하는 동안 도로는 전면 통제됐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중국이) 1등급 이상의 최고 등급 경호를 해 줬고, 의전에서도 의장기가 통상적으로 4개인데 6개를 깔았다”고 설명했다.

베이징=신용호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중국, 박 대통령 영접 '극진'…언론 취재열기 고조

 

의전 '격' 높이고 세세히 신경


(베이징=연합뉴스) 신삼호 특파원 =

입력시간 : 2013.06.27 11:44:16
 
중국은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적인 중국 방문을 위해 의전이나 고위인사 면담 시간 배정 등 여러모로 특별히 신경 쓰면서 환영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중국이 박 대통령의 방중을 지극히 환영하고 있다는 점은 27일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공항 영접에서부터 드러난다.

이날 중국 측에서 박 대통령을 영접하는 인사는 장예쑤이(張業遂) 외교부 상무 부부장이다. 중국은 통상 외국 정상 국빈방문 때 해당지역을 담당하는 외교부 부부장이 공항영접을 나간다.

중국이 외교부의 아시아 담당 부부장이 아니라 부부장 중 가장 서열이 높은 상무 부부장을 보냄으로써 박 대통령 영접의 '격'이 한층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셈이다.

중국은 이와 함께 오는 29일로 예정된 칭화(淸華)대학 연설에도 부총리급 이상 인사를 배석시키는 등 박 대통령의 방중 주요 행사나 일정에 고위인사를 계속 수행토록 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간 국빈만찬에서도 중국은 박 대통령을 위한 깜짝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중국 측은 이 공연을 위해 박 대통령의 취향이나 좋아하는 음악 등을 사전에 수소문한 것으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박 대통령의 취향을 살펴 정상 회담장의 좌석배치나 세팅에도 세심히 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양국 정상이 옆으로 나란히 앉아 얘기를 나누도록 좌석을 배치하지만, 이번에는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는 방식을 택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주중한국대사관의 한 인사는 "의전, 회담장 세팅 등 각종 사안에서 우리 측 의견을 될 수 있는 대로 수용하려고 애쓰는 등 중국이 이번 박 대통령 방문을 위해 신경을 많이 쓰고 배려했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박 대통령의 리커창(李克强) 총리,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국회 격) 상무위원장 면담과 관련, 시간이나 장소 등도 한국측이 원하는 대로 해 주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매체들의 박 대통령에 대한 취재 열기가 매우 뜨겁고 중국 당국도 이런 매체의 취재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주요 방중 행사 때 중국은 현지 매체가 평균 25개사 정도 직접 취재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외국 수반 행사 때 직접 취재가 허용되는 중국 매체는 15개 사 이하가 일반적이지만 이번 박 대통령 방문때는 대폭 늘려 더욱 자세한 보도가 나가도록 한 것이다.

중국매체들은 약 20개사가 박 대통령의 인터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매체들은 27일자에 박 대통령이 사상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한다는 기사를 크게 실으면서 "한국은 이번 방문의 표어를 '신심지려'로 정했다"거나 "박 대통령이 중국을 감동시키기 위해 중국어 연습을 열심히 했다"는 등의 제목들을 달아 양국 관계의 호의적인 측면을 부각시켰다.

 

 

中 "첨밀밀(중국의 인기 노래) 부를줄 아는 韓國대통

령 온다" 큰 기대

베이징=안용현 특파원

입력 : 2013.06.27 03:01

[박근혜 대통령 오늘 訪中]

中매체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문화 사랑하는 중국통"
中외교부는 정례 브리핑서 '오랜 친구'로 이례적 호칭
조자룡을 첫사랑으로 표현한 자서전 내용에도 큰 관심

베이징에서 발행되는 관영 북경신보(北京晨報)는 26일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訪中)을 앞두고 "박 대통령은 중국어가 유창할 뿐 아니라 중국 역사·철학을 좋아하고, 중국 노래 '첨밀밀(甛蜜蜜)'과 '야래향(夜來香)'을 부를 수 있는 중국통(通)"이라고 보도했다. '첨밀밀' '야래향'을 부른 덩리쥔(鄧麗君)은 중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가수 중 한 명이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박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 가운데 일본보다 먼저 중국을 순방한 첫 지도자"라며 박 대통령의 방중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중국 매체들의 이런 관심은 지난 18일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이 정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을 '중국의 오랜 친구(老朋友)'라고 부를 때부터 예견됐다. 중국 외교 당국이 전 세계 기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특정국 지도자를 '오랜 친구'라고 호칭한 것은 이례적이다. 북경신보는 이날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한자 사전'을 펴놓고 '무궁화(槿)'와 '은혜(惠)'라는 의미의 박 대통령 이름을 지었다고 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에게 '삼국지'를 선물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박 대통령과 중국의 오랜 인연을 강조했다.

북경신보는 "박 대통령이 중국어에 능통한 것은 집안 교육과 어릴 때부터 중국 문화를 좋아했던 것과 분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삼국지 인물인 조자룡을 '첫사랑의 대상'이라고 표현했던 자서전 내용과 1979년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논어·정관정요·명심보감 등을 읽으며 마음을 달랬던 사실을 소개했다. 중국 유명 철학자 펑여우란(馮友蘭)이 쓴 '중국 철학사'를 박 대통령의 애독서라고 했다.

북경신보에 따르면 2005년 당시 한나라당 대표이던 박 대통령은 쓰촨성 청두(成都)를 방문해 만찬장에서 "첨밀밀과 야래향을 부를 수 있지만, 감기 때문에 (부르지 못해)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 대신 한·중 인사들이 함께 한국 노래 '아리랑'을 소리 높여 불렀다고 전했다. 홍콩 대공보(大公報)는 이날 "박 대통령이 한국 문화의 상징인 한복(韓服)을 입고, (중국 문화의 상징인) 한어(漢語·중국어)로 강연하는 장면을 중국인은 기대한다"며 "박 대통령의 방중이 양국의 문화 교류도 진일보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박 대통령이 방중 슬로건을 '심신지려(心信之旅·마음과 믿음을 쌓는 여정)'로 정한 사실을 보도했다. 25일에는 박 대통령이 사상 최대 규모인 71명의 경제 사절단을 이끌고 방중해 "한·중 관계의 밀월기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고 서울발로 전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방중(訪中) 경제 사절단 71명은 박 대통령의 방미(訪美) 사절단 51명보다 많다" "박 대통령은 당선 이후 특사를 미국보다 중국에 먼저 보냈다"고 보도하며 박 대통령의 '친중 스타일'을 부각하기도 했다.

관영 매체들은 최근 한국인의 83%가 한·중 관계가 한·일 관계보다 중요하다고 답했고, 한국인의 63.6%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찬성했다는 한국 내 여론조사 결과도 보도했다. 박 대통령의 자서전 '절망은 나를 단련시킨다'는 중국의 해외 정치 인물 전기 분야에서 판매 1위에 올랐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 중국 인터넷에선 "한국 대통령의 중국어 강연을 기대한다" "김정은이 곤란해질 것 같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일부 중국 매체는 "한국의 이번 방중단에는 '금주령'과 '안마 금지령' 등이 내려졌다"고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