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아버지는 차관 퇴짜 … 딸은 미국에 투자국 대통령으로

산야초 2015. 10. 11. 14:34

아버지는 차관 퇴짜 … 딸은 미국에 투자국 대통령으로

[중앙일보] 입력 2013.05.07 00:56 / 수정 2013.05.07 09:55

부녀 대통령, 52년의 격세지감

 

 
 
 
 
 
↓美 CBS기자 두손악수 눈길
CBS 기자의 두 손 악수 미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왼쪽)이 CBS 인터뷰에 앞서 마거릿 브레넌 기자와 악수하고 있다. 브레넌 기자는 동양식으로 허리를 굽히고 두 손을 내밀었다. CBS TV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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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8시(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동포간담회장에 박근혜 대통령이 들어섰다. 붉은색 옷고름을 단 미색 한복 차림이었다. 1961년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방문에 이어 52년의 시차를 두고 그의 딸 박 대통령이 교민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450여 명의 교민들은 일제히 일어나 박수로 박 대통령을 맞이했다. 이어 박 대통령의 격려사가 시작됐지만 기립박수가 이어지는 바람에 박 대통령이 “앉으십시오”라며 좌중을 정리하고 나서야 행사가 진행될 수 있었다.

 박 대통령은 “동포 여러분을 만나 뵐 때면 고맙고 자랑스러우면서도 애틋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고 인사말을 했다. 이어 “지난 3·1절에 뉴욕 한복판 타임스스퀘어에서 독도 광고가 방영됐고, 작년 말엔 뉴욕주 하원선거에서 한인 역사상 최초로 김태석 의원이 당선되는 경사도 있었다”며 “대한민국이 동포 여러분의 자랑이듯 동포 여러분은 대한민국의 자랑”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위협이 계속되는 것 때문에 걱정이 클 것이지만 걱정하지 말라”며 “빈틈없는 안보 태세를 유지하고 미국·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공조를 강화하면서 단호하고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 채권에 대한 외국인들의 순매수도 계속되고 있다”며 “우리 경제가 북한의 위협 정도로는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세계가 알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격려사가 이어지는 동안 15차례의 박수가 나왔다. 맺음말 뒤에도 한동안 기립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이날 간담회에는 성공한 한인들이 총출동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와 뉴저지 통합한국학교 중창단의 환영 음악공연도 이어졌다. 민승기 뉴욕한인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에게 투표를 했던 유권자가 함께하는 자리라 의미가 더 크다”며 “지속적인 경제발전은 아버지의 마음으로, 숨겨진 민생의 어려움은 어머니의 심정으로 조국을 이끌어달라”고 당부했다. 강병목 전 뉴욕한인경제인협회장은 “동포 경제인들과 모국 중소기업 간에 경제교류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지원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 언론들도 박 대통령의 방문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제사절단에 삼성·LG 등 재계 거물이 포함된 사실을 집중 조명했다. USA투데이는 박 대통령을 “대한민국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라고 소개하며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첫 대면에서 양국 공조 강화뿐 아니라 북한과 ‘조건부 대화’를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 대통령의 방미는 아버지 박 전 대통령의 방미 때와 여러 가지로 대조적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1961년 방미 당시 김포공항에서 KNA(대한항공의 전신) 특별기로 일본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다. 전용기나 전세기가 없던 시절이었다. 그는 하네다 공항에서 미국 노스웨스트항공을 타고 앵커리지에 내려 다시 시애틀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시애틀에서 또다시 비행기를 갈아타고 시카고를 경유하고서야 워싱턴에 도착했다. 꼬박 사흘이 걸렸다. 박 전 대통령은 존 F 케네디 당시 대통령에게 베트남 파병을 제안하면서 한국처럼 자립 의지가 있는 국가에 차관을 제공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1917년생 동갑내기 케네디 전 대통령은 이를 거절했다. 그러자 박 전 대통령은 독일에 광부와 간호사를 파견하고, 그들의 임금을 담보로 한 1억5000만 마르크의 차관을 얻어냈다. 반세기 만에 세계에서 가장 못살던 ‘차관국’이 ‘투자국’으로 발전한 데는 이 돈이 초석이 됐다.

 52년이 지나 박 대통령은 전세기 편으로 13시간30분 만에 뉴욕에 도착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등 52명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도 동반했다. 뉴욕 경찰은 박 대통령이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숙소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 이르는 동안 헬기 경호와 뉴욕 시내 교통통제까지 실시했다.

 ◆반기문 사무총장 면담=박 대통령은 6일 오전(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를 방문해 반 총장과 면담을 하고 한반도 문제와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박 대통령이 2009년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지원을 위한 특사로서 유럽에서 반 총장을 면담한 이래 3년 반 만이다.

뉴욕=신용호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청와대사진기자단

 

박 대통령, 30초간 그치지 않는 기립박수에...

 

6일 워싱턴DC 동포간담회서 "전문직 비자쿼터 1만5천개 확대 목표"
"2007년 방문시 눈이 와도 기다려준 동포 여러분께 약속 지키러 왔다"
이충재 기자 cj5128@empal.com | 2013.05.07 14: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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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 청와대


동포들의 박수는 끊이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여러분 반갑습니다”라며 인사를 하고 나서야 격려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미국을 방문 중인 박 대통령은 6일(현지시각) 오후 워싱턴D.C 만다린 오리엔털호텔에서 가진 동포간담회에서 뜨거운 환영을 받으며 입장했다.

간담회가 열린 호텔 앞에선 현지 동포 20여명이 태극기를 들고 박 대통령을 맞이했고 “박근혜 대통령님의 미국 방문을 환영합니다”는 문구가 쓰인 현수막도 내걸렸다. 박 대통령이 행사장에 입장하고 연단에 오를 때까지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이후 박 대통령은 좌석에 앉을 때까지 동포들의 ‘스마트폰 플래시 세례’를 받아야 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07년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 갑자기 눈이 많이 내려서 두 시간이나 지각을 했는데, 동포들이 끝까지 기다려주셨다”며 “당시 (동포들이) 나에게 ‘좋은 나라를 만들어달라’고 하셨고,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새로운 희망의 국민 행복시대를 반드시 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전문직 비자쿼터 확대’와 관련, “한국에 있을 때 미국 국회의원이 방문할 때마다 이에 대한 부탁을 많이 드렸다”며 “(내일)정상회담과 미국 의회(연설)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 구체적으로 1만5000개를 목표로 협의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어 “지금 한미 FTA가 발표돼 있는데, 비자쿼터 등이 확대되면 실질적인 혜택을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상징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미국 주류사회에 더 많은 동포들이 진출해 활약하면 모국에 힘을 보태는 것”이라며 “재외국민용 주민등록증 같은 것을 발급해서 동포들이 조국에 더 많이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 또 행정적 지원을 강화하는 게 좋지않겠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복 대신 흰색 정장…"동포들 창조적리더 될 수 있다"

◇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청와대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와 관련, 해외동포 인재들의 참여를 강조하며 “앞으로 동포청년들에게 창조경제 발전에 기여할 기회를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새정부 경제정책 기조를 창조경제로 세워놨는데, 그것은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며 “동포사회에 차세대 리더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창조적 리더들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동포사회가 더 발전해서 한미에 더 크게 기여하려면 과제도 많다”며 “현장 맞춤형 동포정책을 찾아서 영사서비스 등 삶의 어려움을 먼저 찾아서 선제적 맞춤형 지원으로 바꿔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720만 동포들의 역량을 결집하는 글로벌 한민족 네트워크를 확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북한의 잇따른 무력도발 위협과 관련, “큰 일 생기는 것 아닌가 염려하시는데, 안보 경제가 조금의 흔들림도 없으니 걱정안해도 된다”며 “빈틈없는 안보태세를 유지하고 국제사회와의 굳건한 공조를 강화하면서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지금이라도 도발을 중단하고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올바른 길을 간다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길을 통해 남북공동 발전의 길을 열어갈 것”이라며 “우리는 항상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안보와 경제에 대한 믿음을 가져주고, 미국인들에게 한반도 평화를 지키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잘 설명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방미 첫날인 5일 뉴욕 동포간담회에 붉은색 옷고름을 단 미색 한복을 입고 참석했고, 이날 간담회에선 흰색 정장을 했다.

이날 간담회엔 윤병세 외교, 윤상직 산업자원통상부 장관과 최영진 주미대사, 주철기 외교안보-이남기 홍보수석 등 수행단과 현지 동포 약 450명이 참석했다.[워싱턴 = 데일리안 이충재 기자]

[朴대통령 訪美] "訪美때 우리 옷 입어주세요"

 

朴대통령 출국前 선물 쇄도

 

김진명 기자

 

입력 : 2013.05.07 03:01

한국 패션 알릴 기회라 생각… 朴, 의상·소품 직접 골라 美로

5일(현지 시각) 오후 뉴욕 공항에 도착한 특별기에서 내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옷차림은 한국을 떠날 때와 똑같았다. 출국 전 청와대에서 어린이날 초청 행사를 할 때 입었던 연한 올리브색 바탕에 민트색 칼라가 달린 재킷을 입고 있었다. 귀고리 같은 액세서리도 일절 착용하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저녁 미국에서의 첫 일정인 뉴욕 동포간담회에 나타난 박 대통령은 광택 있는 미색(米色) 바탕에 빨간 옷고름이 달린 한복 차림이었다. 올림머리 아래로는 커다란 진주 귀고리가 보였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첫 해외 순방은 한국의 문화와 패션을 소개할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박 대통령이 양장과 한복을 가리지 않고 직접 여러 벌의 옷을 골랐고, 브로치나 귀고리 같은 액세서리도 다양하게 갖고 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출국하기 전 청와대에는 패션 디자이너와 한복 장인(匠人)들의 선물이 쇄도했다고 한다. '미국 방문 때 입어달라'는 일종의 '자발적 협찬'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태극기 무늬가 들어간 하늘하늘한 스카프부터 여러 가지 의상과 패션 소품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박 대통령이 전부 미국에 갖고 갔는지, 실제로 착용하실지는 알 수 없지만 대통령이 사용하는 지갑과 가방 등이 큰 인기를 끌었던 만큼 패션계에서는 자사 제품을 사용해 줬으면 하는 기대가 큰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