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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칼국수 '안동 커넥션'… 안동을 가다

산야초 2016. 1. 28. 19:14

서울 칼국수 '안동 커넥션'… 안동을 가다

서울 돈암동 한적한 골목에 숨어 있는 '밀양손칼국수' 주인이 막 끓여낸 칼국수를 커다란 사발에 담아 냈다. 하들하들한 국수를 들어 올리자 뜨거운 김이 무럭무럭 올라왔다. 후루룩 빨아올린 면발은 연인의 입술처럼 다정하게 부드럽고 관능적으로 매끄럽다. 소 양지와 사태, 사골로 끓인 국물은 구수하면서도 시원하다. 차가워진 바람에 굳은 몸이 배 속부터 따뜻하게 풀어지는 기분이다.

               
서울 돈암동 '밀양손칼국수'의 하들하들한 면발

서울 성북동 일대에는 유난히 칼국수집이 많다. 이 동네 칼국수집들은 칼국수 면발이 얇고 가늘다는 공통점이 있다. '음식강산' 1권에서 한반도 전역의 국수문화를 소개한 음식칼럼니스트 박정배씨는 "국수를 뜻하는 경상도말 '국시'를 상호(商號)로 쓰는 것만 봐도 혜화동 칼국수 뿌리는 경북, 그중에서도 안동"이라고 말했다. 이곳뿐 아니라 과거 김영삼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 불려가 칼국수 끓이는 법을 가르친 '소호정'도 안동국시를 계승했음을 자랑스레 내세운다. 안동의 칼국수는 어떤 모습이며 어떻게 서울로 전해졌을까. '칼국수 안동 커넥션'을 캐보기 위해 경북 안동으로 달려갔다.


◇안동국수는 '건진국수'와 '누름국수'

경북 안동 예미정(禮味亭)에 도착하자 이정숙(68)·최갑란(69)씨가 누름국수를 만들 채비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었다. 예미정은 안동의 종가(宗家) 음식을 맛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안동시가 마련한 공간. 예미정 종가음식상설시연장 반장인 이정숙씨는 "안동국수는 건진국수와 누름국수 두 가지가 있다"고 말했다. 건진국수는 면을 삶아 찬물에 헹궈 대바구니에 건져놨다가 시원한 국물에 다시 말아 낸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누름국수는 다른 지역 칼국수처럼 면을 삶은 육수에 그대로 말아서 내는 제물국수다.


서울 간 안동국시
콩가루는 빠지고 얇은 麵은 그대로

국수 반죽은 일반 밀가루 반죽보다 노르스름했다. 이씨는 "콩가루를 섞는 게 안동국수의 특징"이라고 했다. "건진국수나 누름국수나 밀가루와 콩가루를 섞어 국수 반죽을 만드는 건 같아요. 계절이나 날씨, 그날그날의 습도에 따라 다르지만, 밀가루와 콩가루를 2대1~3대1 정도로 섞지요. 안동에선 예부터 콩 농사를 많이 했어요. 그래서 무슨 음식이건 콩가루를 넣지요."


이정숙씨와 최갑란씨가 미리 준비한 반죽을 안반(두껍고 넓은 나무 판)에 놓고 기다란 홍두깨로 밀기 시작했다. 홍두깨와 반죽에 밀가루를 뿌리고 밀고 펴기를 수십 차례 반복했다. 밀가루 반죽이 말 그대로 종잇장처럼 얇게 펼쳐졌다. 안반의 나뭇결이 비쳐 보일 정도였다. 최갑란씨는 "안동국수 만들 때 가장 어려운 과정"이라고 했다. "시어머니가 얇을수록 국수가 맛있다고 하셨지요. 양을 늘리기 위한 방법이기도 했어요. 잔칫날 손님이 들어오시면 '손님 한 사람 들어옵니더. 한 번 더 밀어주소'라고 외치기도 했지요."


이씨와 김씨는 반죽에 밀가루를 뿌려가며 몇 겹으로 접은 다음 도마에 올려놓고 칼로 썰었다. 손으로 써는 게 맞나 싶을 만큼 국수 폭이 좁고 일정했다. 얼마나 자주 그리고 많이 칼국수를 만들어 먹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국수 문화 발달은 '봉제사 접빈객' 덕분

안동 김씨 종가에서 태어난 김기희 호산대 식품조리과 겸임교수는 "안동에서 국수 문화가 발달한 건 '봉제사(奉祭祀) 접빈객(接賓客)' 때문"이라고 했다. 유서 깊은 종가가 수두룩한 안동에서는 집집마다 제사가 많았고, 자연 집을 찾는 손님들로 북적댔다. 조상과 손님을 잘 모시기 위해 과거 귀하고 비쌌던 밀가루로 만든 국수를 대접했다.

누름국수는 입술에 닿을 때
촉감이 밀가루로만 만든 국수보다
훨씬 매끄러웠다

옛날에는 제분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고운 밀가루를 얻기 힘들었다. 그래서 대청마루에 병풍을 펼쳐놓고 한지를 깐 다음 절구로 빻은 밀가루를 부채질해 날려 가루를 얻는 정성을 들였다. "가장 멀리 날아간 가루가 1등품, 그 다음은 2등품, 가까이 떨어진 가루가 3등품으로, 건진국수는 1등품 가루만 모아 반죽을 했지요."

건진국수 육수에는 은어(銀魚)를 사용했다. 매년 여름이면 부산에서 낙동강을 거슬러 안동으로 올라오는 은어는 비린내가 없고 수박 향이 나서 '수중군자(水中君子)'라고도 불린 민물 생선이다. 안동 양반집에서는 이 은어를 잡아 말려뒀다가 건진국수 국물 내는 데 사용했다. 김 교수는 "면 삶은 육수와 따로 두었던 육수를 반씩 섞는 것도 안동 건진국수의 특징"이라고 했다.


예미정에서는 요즘 구하기 어려워진 은어 대신 마른 멸치와 다시마 등을 사용해 국물을 냈다. 여기에 준비해뒀던 국수를 넣고 펄펄 끓여서 그릇에 담고 지단 따위 꾸미를 얹어 누름국수를 준비했다.

안동 누름국수는 입술에 닿을 때 촉감이 밀가루로만 만든 국수보다 훨씬 매끄러웠다. 달걀로 반죽해 밀어 뽑는 이탈리아 생(生) 파스타와 비슷했다. 씹을 때마다 콩가루 향이 구수하게 올라왔다. 쫄깃함은 일반 칼국수보다 덜 했다. 좋게 말하면 더 부드럽지만, 나쁘게 말하면 뚝뚝 끓기는 느낌이었다. 모두 콩가루를 섞어 생기는 특징 같았다. 시간이 지나도 면이 덜 불었는데, 미리 준비해뒀다가 손님을 대접해야 하는 누름국수에 콩가루를 섞게 된 이유인 것으로 짐작됐다.


안동시 삼산동 '선미식당'은 안동에서 칼국수를 처음으로 메뉴로 내놓은 식당이다. 많은 안동 사람은 "집에서 해먹을 수 있는 음식을 왜 식당 가서 사먹겠느냐"며 의아해했지만, 주인 김옥주(76)씨는 올해로 41년째 식당을 성공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6000원짜리 '칼국수조밥'을 주문하면 국수에 조밥과 반찬까지 10여 가지나 딸려 나와 황송할 정도다. 면발은 얌전하고 멸치 국물은 투명하게 맑은 건진국수 스타일이다. 안동에서 국수를 파는 식당은 대개 이곳처럼 건진국수를 현대적으로 계승한 형태의 국수를 내고 있다.


◇분식 장려와 함께 태어난 서울의 칼국수 명가

박정희 정부는 1969년 분식을 장려하기 위해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을 '분식의 날'로 정했다. 바로 그해 성북동에 '국시집'이 문을 열었다. 이름부터 국수의 경상도 사투리인 국시인데다 수육과 삶은 문어, 생선전이라는 경상도 잔칫상의 전형적인 메뉴를 칼국수와 함께 판다는 점에서도 경북 안동의 영향이 강하게 느껴진다.

이 집뿐 아니라 '혜화칼국수' '손칼국수' '명륜손칼국수' '밀양손칼국수' 등 일대에 있는 식당들은 비슷한 상차림을 갖추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국시집에서 일하다가 독립하거나 다른 이에게 비법을 물려주면서 비슷한 가게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혜화칼국수가 생선전 대신 생선튀김과 석쇠에 물기 없이 구운 '바싹불고기'를 내는 등 집집마다 칼국수와 함께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사이드 메뉴'를 조금씩 다르게 해 개성을 살리고 있긴 하다.

성북동 칼국수집들이 맛집으로 유명해지면서 인파가 몰려 번잡한 반면, 성신여대입구역 태극당 뒷골목에 있는 밀양손칼국수는 옛날 국시집의 한적하면서 정성 들여 만든 음식으로 대접 받는 느낌이 남아 있다. 이 식당에서 칼국수 만드는 장면을 지켜봤다.

서울 돈암동 '밀양손칼국수'

칼국수 면발을 얇고 가늘게 써는 건 안동식 칼국수와 같다. 하지만 콩가루는 섞지 않는다. 이는 김영삼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 칼국수 비법을 알려준 '소호정'도 마찬가지다. 콩 풋내를 선호하지 않는 이들이 있는 데다가, 콩가루를 섞으면 아무래도 밀가루로만 반죽할 때보다 쫄깃한 맛이 떨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국물도 안동이나 대구 등 경상도에서 칼국수에 흔히 쓰는 마른 멸치가 아니라 소 양지·사태와 사골을 섞어서 뽑는다. 그 이유로 밀양칼국수 주인 박일남씨는 "더 맛있게 만들려고 그런 거지"라고 했다. 김기희 교수는 "칼국수를 상품화하면서 고급·비싸다는 인식이 있는 소고기로 대체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동에서 흔히 먹는 건 누름국수. 안동식 누름국수는 국수를 삶은 육수에 그대로 먹는 제물국수 스타일이다. 반면 밀양손칼국수에서는 커다란 냄비에 주문이 들어온 만큼씩만 국수를 넣고 끓여낸 다음, 그릇에 담고 국수를 끓인 육수와 사용하지 않은 육수를 반씩 섞었다. 안동 건진국수 방식을 계승한 셈이다. 이렇게 하면 면에서 전분이 배어 나와 국물이 걸쭉하고 텁텁해지는 제물국수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서울 성북동 칼국수와 안동국수는 이렇게 비슷한 듯 다르게, 시대와 지역에 맞게 칼국수 면발처럼 유연하고 탄력 있게 적응하며 발전하고 있었다.


안동 칼국수집 & 여행정보

예미정: 건진국수, 메밀묵, 배추전 만들기 무료 체험 가능하다. 건진국수 5000원, 맷돌두부김치 8000원, 청포묵 탕평채 1만원 등을 내면 맛볼 수도 있다. 종가 요리법을 고수하되 현대인 입맛에 맞게 재해석한 코스 상차림도 있다. 예코스 3만원, 미코스 5만원, 정코스 7만원. (054)841-3416, yemijeong.com
선미식당: 칼국수조밥·들깨국수조밥 6000원, 수육 1만원 (054)857-8498
촌동네식당: 칼국수·묵밥 6000원 (054)822-7989
구름에: 전통 한옥이 근사한 호텔로 변신했다. 고택(古宅) 정취는 유지하되 화장실·목욕탕·추위 등 불편을 해소했다. (054)823-9001, www.gurume-andong.com


서울 칼국수집

밀양손칼국수: 칼국수 6000·7000원, 수육·전 2만2000원, 문어 3만원, 반반 2만5000원 (02)924-7107
혜화칼국수: 국시 8000원, 수육 1만5000·2만8000원, 생선튀김·바싹불고기 1만5000·2만8000원 (02)743-8212
명륜손칼국수: 손칼국수 7000원, 수육·문어 3만원, 생선전 2만5000원 (02)742-8662
소호정(본점): 국시·국밥 1만원, 수육 3만2000·4만2000원, 전 2만6000·3만1000원, 참문어 3만1000·3만6000원 (02)579-7282

전국 지역별 칼국수…전라도는 팥칼국수, '칼만'은 원주가 元祖

칼국수는 지역마다 차이가 제법 난다.

강원도에서는 된장이나 고추장을 넣은 장(醬)칼국수가 성업 중이다. 제주도에는 꿩과 메밀을 이용한 칼국수, 전라도에는 시장마다 팥칼국수를 파는 집이 하나씩은 있다. 서해안에는 해물을 이용한 칼국수를 주로 하고, 경북 및 대구와 대전 같은 내륙에서는 멸치 육수를 우린 칼국수를 주로 먹는다. 칼국수란 단어는 조선 시대의 중국어 학습서 '박통사언해(朴通事諺解·1677년)'에 처음 등장한다. 오랫동안 귀한 음식이었던 칼국수는 1960년대 분식 장려 운동 때 본격적인 대중 외식으로 등장한다.

대구 '할매칼국수'. /김승완 기자

대구
대구는 1980년대 말까지도 전국 건면의 50% 이상을 생산했던 국수 도시다. 1965년 서문시장에 처음 등장한 왕근이칼국수는 안동의 건진 국수 스타일에 멸치 육수를 사용한다. 서문시장에는 이후 칼국수 골목이 형성돼 지금까지 성업 중이다. 1970년대 대구에는 '할매'란 이름을 단 칼국수집이 잇따라 등장해 인기를 얻고 있다. 대구 칼국수는 면을 다른 지역보다 넓게 썰고 야들야들한 면발을 선호한다. 고명으로 청방배추가 들어가는 것이 공통된 특징이다. 국물은 대개 멸치 육수를 기본으로 한다. 대구 칼국수는 멸치 육수와 콩가루를 넣은 야들야들한 면발, 백반상에 나올 정도의 반찬이 나오는 등 안동 칼국수 영향이 상당히 남아있다. 경주할매칼국수 (053)425-2358, 명덕할매칼국수 (053)651-7969, 왕근이칼국수 (053)326-2154


대전
대전의 외식 칼국수 역사는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편에 속한다. 1958년 대선칼국수가 개업해 지금까지 영업 중이고 대전역 앞 신도칼국수는 1961년 문을 열었다. 두 집 다 멸치 육수를 기본으로 한다. 쫄깃한 면발, 자극적이지 않은 국물 같은 오래된 칼국수의 전통을 보여준다. 대전의 칼국수 문화는 공주분식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1975년 대흥동에 문을 연 공주분식의 성공에 힘입어 대흥동 칼국수 거리가 만들어졌다. 이곳에서는 대개 붉은색 육수에 쑥갓을 얹은 소위 '얼칼(얼큰한 칼국수)'을 판다. 얼칼은 멸치 육수를 기본으로 하고 고춧가루를 넣어 붉은색을 내고 후추와 참깨, 김가루, 대파 등을 넣어 맛을 더한다. 쑥갓을 반드시 얹는 것도 공통된 특징이다. 대흥동 재개발로 칼국수 거리는 흩어졌지만 살아남은 명가들은 주변에서 영업 중이다. 대선칼국수 (042)471-0316, 신도칼국수 (042)253-6799, 공주분식 (042)582-8284


속초·강릉
강원도 동해안 일대는 장(醬)을 이용한 음식이 유독 많다. 속초와 강릉 일대에는 장을 이용한 장칼국수집이 많다. 멸치 육수를 기본으로 고추장·된장·막장을 가게마다 다른 비율로 섞어 만든 국물은 진하고 구수하고 얼큰하다. 가게에 따라 홍게·조개·오징어·새우 등 다양한 해산물을 넣고, 고명으로 감자·호박·파에 김을 얹는 것이 이 지역 칼국수집들의 공통점이다. 동치미를 곁들여 내는 것도 공통된 특징이다. 왕박골식당(속초) (033)632-5524, 금학칼국수(강릉) (033)646-0175, 현대장칼국수(강릉) (033)645-0929


원주
원주는 멸치 육수에 된장을 활용한 장칼국수와 '칼만(만두를 넣은 칼국수)'이라는 독특한 칼국수 문화가 있다. 된장을 풀지만 짜지 않고 구수하다. 거기에 들깨를 넣어 걸쭉하고 고소한 맛을 낸다. 중앙시장 주변과 중앙시민전통시장 안에 있는 식당에서는 예외 없이 손만두와 칼국수 그리고 두 가지를 섞은 칼만두를 판다. 김치를 주인공으로 당면과 숙주나물을 조연으로 넣은 김치만두와 칼국수는 가격이 저렴해서 원주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1960년대 중반부터 시장 주변에 칼국수 식당들이 들어섰고 1979년 노점을 정리하면서 중앙시장과 원일로 사이 골목에 칼국수 골목이 형성됐다. 원주칼국수 (033)764-0941, 원주김치만두 (033)745-3848

시원한 국물, 싱싱한 바지락, 쫄깃쫄깃한 면발 등 삼박자를 고루 갖춘 안산시 대부도 바지락칼국수.

대부도 바지락 칼국수
경기도 안산 시화 방조제 공사가 1987년 시작되면서 인부들에게 칼국수를 파는 가게가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 이 지역의 칼국수 문화를 형성했다. 대부도 주변 지천으로 깔린 바지락을 이용한 칼국수는 바지락 육수에 감자와 호박을 넣는다. 가게에 따라 칼국수를 전골식으로 손님상에서 끓여주기도 하고, 커다란 냄비에 익혀 내와 덜어 먹도록 하기도 한다. 동춘서커스 상설 무대 주변에 밀집한 칼국수집들은 가게 이름 앞에 번호가 붙어있는데, 1990년대 중반 시화 방조제 완공 후 칼국수집들이 급격하게 늘어날 때 구청에서 번호를 붙여 허가를 내준 탓이다. 26호까치할머니 (032)884-0770, 우리밀칼국수 (032)884-9083


제주도 꿩메밀 칼국수
꿩고기는 찬 바람이 불어야 제맛이 난다. 제주도에는 꿩과 메밀을 넣은 칼국수 명가가 많다. 꿩으로 우려낸 국물에 메밀국수와 무를 함께 넣은 꿩메밀 칼국수는 덤덤한 맛이지만 가장 제주다운 맛으로 평가받는다. 메밀로 만든 면은 찰기가 별로 없지만 구수한 단맛이 배어 나온다. 모슬포와 우도에는 고둥의 제주말인 보말을 넣은 보말 칼국수가 유명하다. 깊은 감칠맛이 나는 보말과 다시마를 넣은 국물에 쫄깃한 면발을 넣고 유부와 김, 고추와 콩나물로 고명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골목식당(제주시) (064)757-4890, 교래손칼국수(조천) (064)782-9870, 옥돔식당(모슬포) (064)794-8833


서울 돈의동
서울 돈의동 칼국수 골목은 작지만 전국적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1965년에 집창촌이 있던 돈의동에 찬양집이 들어서면서 형성됐다. 1965년은 분식 장려 운동이 본격화되는 시점. 칼국수를 파는 식당들이 이때부터 외식으로 등장한다. 찬양집은 바지락을 기본으로 한 해물 칼국수로 유명하다. 1960년대 말 영업을 시작한 할머니칼국수는 멸치, 다시마, 양파 등을 넣고 우려낸 개운하고 진한 국물과 푸짐한 양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수제비도 유명하다. 할머니칼국수 (02)744-9548, 찬양집 (02)743-1384 /박정배 음식 칼럼니스트·'음식강산'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