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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잘 지은 목조주택 ⑤월간 전원속의 내집

산야초 2016. 4. 2. 20:03

Skip Floor House | 제100호 5-STAR 인증주택


 이달의 잘 지은 목조주택 ⑤월간 전원속의 내집 | 

매거진 | 입력 2016.03.31 10:59 | 수정 2016.03.31 11:01


판교택지지구에서 나무로 튼튼하게 공간을 쌓아 올린 스킵플로어 주택을 만났다. 딱딱하고 차가울 것만 같은 도심 주택단지 속, 멋 부리지 않은 박공지붕 집이 다정한 인사를 건넨다.


경사진 대지 위에 자리 잡은 주택


창 너머로 서쪽의 공원이 보이는 이 집은 판교주택단지에 지어진 목조주택이다. 경사진 대지를 이용해 스킵플로어 구조로 설계했는데, 덕분에 지하에 넉넉한 주차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처음엔 동선도 복잡하고 계단이 많아서 나이가 들수록 오르내리기 힘들지 않을까 했는데 섣부른 기우였다. 평소 생활하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계단 설계로 오히려 일상 속에서 가벼운 운동을 할 수 있어서 좋다는 게 건축주의 증언이다.

원래 이 집은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지어질 예정이었다. 마지막 순간에 목구조로 변경한 것은 자재가 친환경적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오랜 외국 생활을 한 건축주는 북미에서도 10년 이상 거주한 적이 있는데, 덕분에 목조주택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

반 층씩 오르며 각각 다른 공간을 만나게 되는 스킵플로어 구조는 아무래도 일반적인 집보다는 복잡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캔틸레버 구조의 출입구, 긴 발코니 배치, 1, 2층 같은 위치에 있는 ‘ㄱ’자 코너창 등의 디테일이 만만치 않았다. 이에 시공을 맡은 호멘토의 이건 대표는 이왕이면 목조주택 전문가 그룹의 복합적인 구조 해석과 검증을 거치는 것이 좋겠다 판단했다고 말한다.


1.5층의 거실에서 계단실을 향해 바라본 모습. TV가 없는 거실에서는 주로 음악 감상을 하거나 손님들과 대화를 나눈다.


㈔한국목조건축협회 5-STAR 인증절차

5-STAR 인증이란?
㈔한국목조건축협회에서 시행하는 제도로, 뼈대부터 내·외장재까지 제대로 시공되었는지를 8개 항목 69개 검사절차를 통해 검증한다. 인증 주택은 명패를 통해 튼튼하고 검증받은 주택임이 보장된다.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두 차례의 현장 점검을 받아야 한다. 첫번째로는 토대와 골조, 두 번째에서는 단열 및 환기와 외벽, 지붕, 발코니 마감에 대한 검사를 실시한다.


운 좋게도 5-STAR 품질인증 ‘제100호’ 주택이 된 이 집은 특별히 더 많은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칠 수 있었다. 목조건축협회장, 캐나다우드 소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직접 실사 현장에 참여했고, 구조 진단에는 무려 40명의 목조건축 관련 전문가가 총출동했다.

“얼마 전 목조주택 하자 보수 문의를 받아서 한 주택단지에 다녀왔습니다. 입주한 지 두 달밖에 안 된 20채의 주택 지붕이 모두 결로 현상으로 곰팡이가 심각했어요. 물이 뚝뚝 떨어져서 벽지도 다 젖어 있고요. 모델하우스 한 채만 협회 인증을 받아 다른 집들도 매뉴얼대로 같이 시공하기만 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일인데, 참 안타까운 현장이었죠.”

이 대표는 5-STAR 인증제도의 필요성을 또 한 번 절감한 순간이었다며, 기본을 지키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강조했다. 광주광역시에 살고 있던 건축주는 현장에 자주 와볼 없기도 했지만, 꼼꼼한 검토를 거쳐 정확한 시공을 하는 만큼 모든 과정을 이 대표에게 전적으로 믿고 맡겼다. 대신 중요한 이슈들은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진행해 나갔다.


작은 마당이 있는 주택 후면의 모습. 친환경 제품에 관심이 많은 건축주는 마당 한편에 빗물저금통을 설치했다. / 캔틸레버 구조의 주택 출입구. 빨간색 우편함이 경쾌하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긴 복도를 따라 계단실, 주방 및 다이닝룸이 이어진다. / ‘ㄷ’자로 구성한 메인 주방. 음식을 데우거나 차를 내는 등 간단한 주방일들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 대지면적 : 231.2㎡(69.93평) /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건축면적 : 114.61㎡(34.66평) / 연면적 : 297㎡(89.84평) / 건폐율 : 49.57% / 용적률 : 85.35%

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10.7m / 공법 : 기초·지하층 - 철근콘크리트 구조 / 지상 - 경량목구조

구조재 : 벽 - 2×6 S.P.F 구조목(S4S) / 지붕 - 2×10 S.P.F 구조목 NO.2 + 공학목재(PSL Parallam 6×12) / 지붕마감재 : VM ZINC / 단열재 : 그라스울(크나우프 에코배트), THK120 비드법2종(‘가’등급)

외벽마감재 : 스터코플렉스, 호피석 55T 자연면 마감 / 창호재 : 이건 PVC시스템창호 31㎜ 삼중 로이유리, 단열간봉

설계 : ㈜한길건축사사무소 / 시공 : 호멘토(HOMENTO)


계단실 너머로 보이는 다이닝룸. 불투명한 유리로 된 파티션은 몬드리안 작품의 패턴에서 영감을 얻었다. 


스킵플로어로 구성된 집은 1층에 주방 및 다이닝룸을, 1.5층에 거실과 게스트룸을 두어 손님맞이가 잦은 건축주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했다. 2층과 2.5층에는 안방과 장성한 남매의 방들, 가족실, 세탁실 등이 자리한다. 아늑한 다락에서는 가족실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프라이빗한 보조 주방은 젊은 시절 서유럽에서 유학 시절을 보냈던 건축주가 특별히 주문한 공간이다. 문이 달린 주방에서 마음 편하게 요리한 후 완성된 음식을 식탁으로 내어갈 수 있어 좋았던 기억이 있다고. 그래서 처음엔 오픈된 메인 주방을 아예 없애버릴까 생각도 했다며 후일담을 전한다. 안방 깊숙이 드레스룸에 꾸며진 취미실 역시 마음 놓고 어지르며 자유롭게 바느질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인테리어는 화려하지 않되 밝고 환한 분위기를 잘 살릴 수 있도록 연출했다. 전체적으로 화이트 톤의 친환경 페인트로 마감하고, 각 실들은 따뜻한 색감의 벽지를 시공했다. 데드스페이스를 최소화해달라는 요청에 따라 자투리 공간에는 수납장과 선반을 두어 짐이나 쓰지 않는 물건들을 깔끔하게 넣어둘 수 있게 했다.


프라이빗한 보조주방. 건축주는 오픈된 메인 주방보다는 이곳에서 주로 요리한다. / 1층과 1.5층 사이 계단 옆 자투리 공간. 하부에는 작은 창고를 두어 수납공간으로 활용했다.

안방 깊숙이 자리하는 건축주의 취미실. 재봉틀과 패브릭, 실 등이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다.

2.5층에는 단차를 둔 자녀방과 가족실이 자리한다.


INTERIOR

내벽마감재 : 벤자민무어 친환경페인트, LG하우시스 실크테라피 벽지 / 바닥재 : 대리석마루(퀵스톤플로어), 원목마루(MIDAS), 온돌마루(구정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수입타일(윤현상재, 유로세라믹), 국산타일(하나바스) /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SMARTLET(대림바스) / 주방 가구 : 반무광 도장도어(예성산업)

조명 : 예술조명, 공간조명 / 계단재 : 40T 합판무늬목 + 착색도장(팀버웍스유림)

현관문 : 목재 + 알루미늄단열도어(일레븐도어) / 방문 : 우드원코리아

아트월 : 대리석 - 크리마마필 20T(신흥스톤) / 붙박이장 : 반무광 도장도어(예성산업)

데크재 : 철평석 슬레이트매트(유일석재), 수입타일(윤현상재)


다락에서 내려다본 가족실의 모습. 발코니에도 화분을 두어 가드닝을 할 예정이다.

편리한 동선을 고려해 2층 욕실 바로 옆에 세탁실을 두었다. / 아늑한 다락방은 놀러 온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경사진 벽 아래의 공간은 수납 용도로 활용한다.


시공 포인트 1 : 바닥 하중에 따른 장선 인장력 보강

<보완 전>        /        <보완 후>

구조 도면대로 발코니 부분 바닥장선을 2×12×2ply×300㎜ 간격으로 시공하였으나 1차 구조 현장 실사 때 스팬이 너무 길어서 인장력에 대한 보강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오른쪽 사진은 이러한 진단에 따라 띠철물로 구조 보강을 한 모습이다.


시공 포인트 2 : 기초구조와의 연결 부위에 윈코 스카이텍 8T 적용

불연 하우스랩 단열재 ‘스카이텍’을 기초와 주택 매스 연결 부위에 시공해 단열을 보강했다. E-Glass Fiber(유리섬유)를 일정 길이로 절단해 직조하고 바깥에 고투습 알루미늄을 붙인 것으로, 뛰어난 복사열 차단 효과와 투습방습 성능을 갖춘 단열재다.


PLAN - B1F (99.67㎡) / PLAN - 1F (109.08㎡) / PLAN - 2F (88.25㎡)

1 설비실 2 주차장 3 창고 4 마당 5 현관 6 주방 7 다이닝룸 8 거실 9 게스트룸 10 욕실 11 세탁실 12 부부침실 13 취미실 14 방 15 가족실 16 테라스


건폐율을 꽉꽉 채운 집들로 숨 쉴 틈 없는 판교주택단지에선 마당을 욕심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가드닝을 좋아하는 건축주는 정원을 최대한 살리기를 원했고, 외부 시선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꽁꽁 둘러싸기보다는 밖으로 열린 집을 바랐다. 주방과 다이닝룸에서 정원이 훤히 보이게 큰 창을 낸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마당에 호박을 심어 놓으면 제가 따 먹을 수도 있고 이웃이 따다 먹을 수도 있고 그런 건데, 사실 이 동네가 그런 분위기는 아니라서 조금 안타까워요. 조만간 제가 여기서 반동을 일으킬지도 모르겠네요(웃음).”

지나가던 이들이 내 집 마당에 핀 민들레 한 송이를 보고 기분 좋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하는 건축주의 표정이 온화하다. 지난 3~4년을 제외하면 늘 단독주택에 살았다는 건축주 가족에게 어쩌면 집짓기는 필연이었다. 이제 곧 이 집 앞을 지날 때마다 싱그러운 초록 잎과 꽃송이가 소담하게 피어난 정원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취재협조_㈔한국목조건축협회 02-518-0613,  www.kwca.co.kr /  호멘토(HOMENTO) 1670-6234,www.homent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