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현대重, '잃어버린 이란 수주 17척' 효자 돼 돌아온다

산야초 2016. 5. 3. 21:49

현대重, '잃어버린 이란 수주 17척' 효자 돼 돌아온다

현대미포조선 PC선 10척·벌크선 6척, 대통령 이란방문 맞춰 '계약 재추진'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입력 : 2016.05.02 17:20|조회 : 23834        
현대미포조선이 친환경 기술을 적용해 건조한 PC선./사진제공=현대미포조선
현대미포조선이 친환경 기술을 적용해 건조한 PC선./사진제공=현대미포조선

이란 국영선사 IRISL(이리슬)이 발주 예정인 1만4500만TEU급 컨테이너선 3척을 현대중공업이 수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을 계기로 계열사 현대미포조선이 과거 IRISL로부터 수주하고 선수금(계약금)까지 받았던 PC선(정유운반선) 10척, 벌크선 7척에 대한 계약 재추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미포조선은 IRISL로부터 17척을 수주하고 계약금까지 받았으나 미국의 대 이란 경제제재로 진전이 이뤄지지 않았다. 현대미포조선은 이 물량에 대해 컨테이너선 3척으로 전환발주 계약을 추진중이다.

1만4500만TEU급 컨테이너선은 척당 선가가 1200억원 가량으로 3척이면 총 3600억원 규모다. 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대를 뜻한다. IRISL은 이번 발주를 공개 입찰로 하지 않고,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중국·유럽 조선업체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조건을 들어보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이번 수주에 성공할 경우 이란 경제제재 해제 이후 첫 발주라는 상징성이 크다. 각종 공산품을 실어나르는 컨테이너선은 1만2000TEU급 이상을 대형으로 분류한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은 2007년 3만6500DWT(재화중량톤)급 PC선 10척, 2008년 3만6000DWT급 벌크선 7척 등 총 17척을 IRISL로부터 수주하고 계약금 10%를 받았다. 17척에 대한 총 수주금액은 12억달러(약 1조3650억원)다.

벌크선 7척 가운데 1척은 이란 경제제재 이전에 건조 완료했으나, 경제제재가 시작되자 IRISL에 인도하지 못하고 다른 선사에 매각처리했다. 이 1척을 제외하면 총 16척의 배가 경제제재 이후 계약 중단 상태였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원유생산국인 이란은 유조선과 LNG 운반선 발주를 빨리 하고 싶어하지만, 아직 달러 결제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선박금융 등 풀어야할 사안이 많다"며 "특히 중국 정부의 선박금융 지원을 받고 있는 중국 조선소가 최대 경쟁자"라고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1~3일 이란 순방 경제사절단에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선박 영업 담당 임원과 실무진이 포함됐다. 올해 현대중공업은 터키 디타스가 발주한 유조선 2척과 아시아 선주가 발주한 LPG선 1척 등 총 3건, 3억 달러의 수주 실적을 올렸지만, 삼성중공업은 아직 올해 수주 실적이 없는 상태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이란에서 해양플랜트를 수주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지난달 29일 대우조선해양은 공시를 통해 "이란에서 대형 해양플랜트 공사 계약을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해양플랜트 설비 '잭업리그' 5기로 이란 국영석유사가 발주할 계획이다. '잭업리그'는 철제 기둥을 바다 밑으로 내려 해저면에 선체를 고정시킨 뒤 해수면에 띄워 원유나 가스를 뽑아 올리는 시설로, 본계약에 이를 경우 수주액이 최소 1조3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 대형 잭업리그의 조감도./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대형 잭업리그의 조감도./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