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계가 이름 짓고, '기도발 잘 듣는다'는 남해 명소
[여성조선] 보물섬 그곳 남해에서 치유받다
입력 : 2016.05.01 06:48 | 수정 : 2016.05.01 08:12
호텔을 나와 남해를 한 바퀴 돌아봤다. 남해는 ‘보물섬’이라는 별명을 가진 곳이다. 옹기종기 모인 섬과 크고 작은 산, 아름다운 해안선 등이 마치 보물 같다는 이유에서다.
남해의 관문, 남해대교
남해는 올망졸망한 섬으로 이뤄졌다. 본도는 ‘남해도’로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큰 섬이다. 대부분의 주민이 이곳 남해도 아니면 창선도에 산다. 이 두 섬에 딸린 작은 섬은 모두 79개다.
원래 섬이었던 곳에 지난 1973년 육지로 통하는 다리가 생겼다. 남해대교다. 길이는 660m로 하동군과 연결된다. 이후 1980년에는 남해도와 창선도를 잇는 창선교가, 2003년엔 창선도와 삼천포를 잇는 창선·삼천포대교가 건설됐다. 그 덕에 남해를 찾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
창선·삼천포대교는 길이가 3.4㎞에 달한다. 단항교, 창선대교, 늑도대교, 초양대교, 삼천포대교 등 각기 다른 모양의 교량 5개가 늑도, 초량섬, 모개섬 등 3개의 섬을 이어주고 있다. 이 다리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될 정도로 경관이 아름답다.
기암괴석 즐비한 금산
금산에는 온갖 전설을 담은 총 38경이 있다. 그 모습이 마치 금강산을 닮았다고 ‘소금강’ 혹은 ‘남해금강’이라고도 불린다. 해발 705m인 금산에 오르면 확 트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하나하나 이야기를 간직한 기암괴석과 쪽빛 바다가 어우러진 모습이 그야말로 장관이다.
이곳의 원래 이름은 ‘보광산’이었다. 원효대사가 신라 문무왕 3년(663년)에 산꼭대기 부근에 보광사(현 보리암)를 창건하면서 유래됐다. 금산이란 이름은 이성계가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금산의 제1경은 자연이 만든 일주문인 바위굴(쌍홍문)이다. 쌍홍문을 지나면 원효대사가 세웠다는 절벽 위의 고찰 보리암에 도달한다. 보리암 앞마당에는 거대한 해수관음상이 남해바다를 바라보며 서 있다. ‘기돗발’ 잘 듣는다는 곳 중 하나다.
이국적 풍광의 독일마을
장장 3만여 평 규모의 너른 대지에 독일식으로 지어놓은 예쁜 집들 덕에 펜션 단지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마을 입구에 세워진 파독전시관을 둘러보면 이곳이 슬픈 사연을 담은 곳임을 알 수 있다.
독일마을은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노후를 위해 만든 귀향마을이다. 2001년부터 조성돼 지금은 남해를 대표하는 관광지가 됐다. MBC 드라마 <환상의 커플>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교포들이 직접 독일의 건축자재를 공수해 와 전통 독일식으로 집을 짓고 꾸몄는데, 지금 이곳에는 광부와 간호사 출신 60~80대 주민 18가구 20여 명이 생활하고 있다. 물론 관광객을 위한 민박도 운영 중이다.
독일마을에서는 방조어부림을 조망할 수 있다. 물건리 해안을 따라 녹색 띠를 이룬 해안 방조어부림은 남해에서 볼 수 있는 숲 가운데 가장 울창하다. 물건리를 지켜주는 고마운 숲으로, 1933년 남해안에 엄청난 태풍이 몰아쳤을 때도 방조어부림 덕분에 물건리는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한다. 방조어부림에서는 관광객을 위해 숲 내부의 평상을 대여해준다. 하루에 단돈 1만원이다.
들쭉날쭉 제멋대로, 다랭이마을
해안절벽을 끼고 있는 마을이라 선착장도 하나 만들 수 없었다. 방파제도 물론이다. 때문에 이곳 마을 주민들은 척박한 땅을 개간해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남해 사람은 생활력이 강하다는 얘기가 여기서 나왔다. 그렇게 태어난 게 다랭이논이다. 구불구불 계단식으로 제멋대로 생겼다. 2005년 1월 명승 제15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숱한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주목받기도 한 다랭이마을은 독특한 풍경 덕분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알록달록한 논 뒤에 병풍처럼 펼쳐진 바다를 보는 것도 재미지만, 마치 숨겨놓은 듯한 골목을 구석구석 누벼보는 것도 좋다. 관광객을 상대로 막걸리와 해물파전, 두부김치 등을 파는 가게들도 곳곳에 눈에 띈다.
5월, 미조항 진풍경
멸치잡이 배들이 만선이 돼 돌아오면 미조항에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바로 멸치털이다. 이는 멸치잡이의 클라이맥스라 불린다. 정박하고 있던 바지선에 연결한 그물을 바다에 깔고, 그 그물 위로 멸치를 잡은 어망을 천천히 풀어 내리면 바지선 쪽으로 건너간 네댓 명이 오른쪽, 왼쪽으로 어망을 잡아당기며 멸치를 털어낸다. 멸치들의 은빛 춤사위가 시작된다.
보물섬 미조항에서 맛보는 제철 멸치 한 점!
5월에는 정말 남해에 가야겠다. ‘보물섬 미조항 멸치&바다축제’가 5월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미조 북항 일원에서 개최된다. 이번 축제는 성대한 개막식과 다채로운 공연, 체험행사 등 총 40여 개의 프로그램을 마련해 관광객들을 맞이할 계획이다.
주요 축제의 내용을 살펴보면, 첫날 무민대제와 개막식을 시작으로 멸치회를 활용한 500인분 분량의 대형 비빔밥 만들기를 시연한다. 이와 함께 해상에서는 ‘물위의 아이언맨’이라는 이름으로 익스트림 플라잉 보드쇼를 공연한다.
첫날 저녁에는 식상한 불꽃놀이를 없앤 대신 미조 북항 등대 선착장에서 특수조명과 레이저, 불꽃놀이를 혼합한 ‘스펙터클 미조 은빛라이트 쇼’를 열어 미조항의 환상적인 밤하늘을 보여줄 계획이다.
둘째 날 행사는 우리의 전통문화 예술공연으로 사천 마도 갈방아소리, 진해 연도 여자상여소리 공연을 비롯한 전통해양문화 행사를 펼칠 예정이다.
또 라틴의 정열과 열기를 진하게 전할 라퍼커션 공연을 매일 2회씩 여는가 하면,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멸치회 무료시식회와 멸치 철판구이 등 다채로운 먹거리 행사도 풍성하게 진행한다. 셋째 날은 멸치와 해산물을 이용한 시푸드 경연대회를 오전과 오후로 2회 구성한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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