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철의 꽃이야기] ‘강짜’ 심했던 강청댁의 할미꽃 순정 김민철 논설위원 입력 2022.04.05 00:00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에서 용이의 아내 강청댁은 비호감형 인물 중 하나다. 용이는 무당의 딸 월선이를 잊지못하고 월선이가 강제로 시집갔다가 돌아와 하동 읍내에 주막을 차리자 장날마다 월선이를 찾는다. 강청댁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가는 것은 당연지사다. 짜증과 질투로 이글이글 불타는 얼굴로 빗자루를 내던지며 “이놈의 살림살이 탕탕 뽀싸뿌리고 머리 깎고 중이 되든가 해야지”라고 말하는 장면이 여러 번 나온다. 강청댁은 호열자(콜레라)가 평사리를 덮쳤을 때 맨 처음 허망하게 죽는다. 남긴 자식도 없었다. 요즘 기준으로 보면 당연한 반발이지만, 소설에서 강청댁은 마을 사람들에게 강짜가 심하다는 평을 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