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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호반에서 황태구이를

산야초 2018. 1. 6. 23:20

합천호반에서 황태구이를

  • 월간외식경영  

    입력 : 2018.01.05 08:00

    [맛난 집 맛난 얘기] 황태마을

    새해 새 아침이 밝았다. 해양수산부는 ‘1월에 꼭 먹어야 할 수산물’로 김, 매생이와 더불어 명태를 선정했다. 명태는 단백질 함량이 높고 지방 함량이 낮아 맛이 담백하다. 간 기능 개선과 체내 독성을 해독하는 이른바 디톡스 효과가 높은 건강식품이다. 겨울철에 특히 맛이 좋고 영양도 풍부하다. 내륙지방인 경남 합천에도 명태 전문점이 여럿 있다. 대병면 <황태마을>은 맛깔스런 반찬과 고구마 황태구이로 인근 주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을 끈다.
    단골 발길 잡아 끄는 황태국과 황태껍질 튀김

    이 집 음식의 매력은 찬류에 있다. 안주인이 영양사 출신이어서인지 향토적 정서와 맛, 그리고 건강 지향성의 균형을 적절히 잡았다. 반찬 가짓수가 많은데 어느 것 하나 젓가락을 대지 않을 수 없다.

    가장 먼저 손이 가는 반찬은 황태껍질 튀김. 껍질에 살이 붙어 있으면 제 맛이 안 나 미리 손질해 두었다가 쓴다. 손질이 끝난 황태껍질을 식용유에 튀겨서 고춧가루와 참기름 깨소금 등으로 양념을 한다. 바삭한 식감을 내야 하므로 매일 튀긴다. 입에 넣는 순간 짭조름하면서 고소하다. 술안주나 주전부리로도 기가 막히다.
    황태국도 찬으로 나온다. 강원도에서 황태가 오면 치수를 기준으로 찜용, 구이용, 탕용, 국용으로 분류한다. 가장 작은 것들이 국으로 들어간다. 먼저 황태 대가리로 국물을 낸다. 이 육수에 잘게 자른 황태 살과 무를 썰어 넣고 끓인다. 황태 감칠맛이 풍부하면서 시원한 국물은 추위에 주눅 들었던 나그네의 속을 확 풀어준다.

    늙은호박전은 그 자체로 아주 훌륭한 음식이다. 주인장이 가을이면 트럭을 몰고 주변 농가를 돌며 늙은 호박을 수집한다. 늙은호박전 재료로 쓰기 위해서다. 늙은호박을 긁어 호박살과 반죽해 전으로 부쳤다. 맛과 향이 호박죽을 닮았다. 거기에 부침의 고소함을 더했다. 황금빛 전 색깔도 침샘을 자극한다. 여성 고객들이 좋아하지만 남성들도 한 번 손대면 쉬 떼지 못한다.

    합천 지역 농산물로 만든 찬들도 입맛을 돋운다. 느타리버섯 무침, 배추 겉절이, 시금치나물이 모두 그렇다. 황태 음식이 매울 때면 그 맛을 중화시켜줄 달걀찜과 모두부도 먹음직스럽다.
    양념처럼 들어간 고구마, 황태구이 맛 풍부해져

    <황태마을>은 꽤 오래 전부터 황태 음식을 팔기 시작했다. 작년에 지금의 주인장이 그 맛을 이어받아 영업 중이다. 맛이 좋다고 소문나면서 손님이 늘자, 주변에 비슷한 식당이 여럿 생겨났다고 한다. 이 깊은 산골에도 황태 전문점들이 산재한걸 보면 명태가 역시 국민생선임을 실감하게 된다.

    황태로 조리한 이 집 음식은 찜, 구이, 매운탕 세 가지. 이 가운데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은 황태구이(소 1만8000원, 대 2만5000원)다. 황태를 초벌로 익힌 뒤 양념이 충분히 스며들게 한 다음 육수를 붓고 팬에서 조렸다. 국내산 고춧가루로 양념해 구수하게 매운 맛이 난다. 이 집 황태구이 맛이 남다른 점은 황태구이 속 고구마. 동그랗게 자른 생고구마를 넣고 조렸다. 양념이 스민 고구마의 달콤 매콤 구수함은 일반 황태구이에서는 볼 수 없는 맛이다. 

    황태구이를 다 먹고 나면 라면사리(2000원)를 주문해 남은 양념에 비벼먹는다. 삶은 라면사리와 함께 양념 소스를 더 갖다 준다. 비빔면 느낌의 맛이 나,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신나게 먹는다.

    식사 후 시간이 나면 식당 바로 옆 광암정(廣巖亭)을 둘러볼 것을 권한다. 정자에서 바라보는 합천호의 풍경이 볼만하다. 조선후기 사대부의 정자로는 규모가 큰 편이다. 철쭉제로 유명한 황매산과 합천영상테마파크도 인근에 위치했다.
    경남 합천군 대병면 회양관광단지길 28-10

    글 이정훈(월간외식경영 외식콘텐츠마케팅연구소 실장)  사진 김현수(월간외식경영)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