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03.26 11:32 | 수정 2019.03.27 09:57
산악구조협회 동계설상훈련 동행취재…일주도로·걷기길 완전 개통으로 많은 사람찾을 듯
여름에는 태고의 원시림, 겨울에는 환상의 설국雪國. 동해바다 한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울릉도는 계절에 따라 천혜의 비경을 자아낸다. 신생대 화산작용으로 형성돼 섬 곳곳에서 무수한 기암괴석을 볼 수 있으며, 울릉국화·섬백리향·향나무 등 고유의 생태자원도 풍부하다. 3시간 넘게 파도를 넘어야 만날 수 있는 절경이다.
울릉도는 지질적으로나 역사적으로 국토의 막내 격이다.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기술원 등에 따르면 학계에선 독도는 대략 460만 년 전, 울릉도는 독도보다 늦은 250만 년 전에 순차적으로 생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해수부는 두 섬의 지질관계를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4년간 60억 원을 들여 지난 3월 8일부터 심해저 탐사에 나섰다. 탐사가 완료되면 더욱 정확한 연대 추정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또, 조선 조정이 왜구로부터 섬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수토정책(울릉도의 민간인 거주를 금하고 울릉도에 관리를 파견해서 주기로 순찰을 돌며 관리한 정책)을 견지하다 울릉도 개척령을 내린 것이 1882년으로, 개척의 역사가 이제 100년을 넘겼다. 물론, 고대로부터 우리의 영토란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번 울릉도 특집은 두 가지의 큰 축으로 구성됐다. 하나는 대한산악구조협회의 동계훈련 동행취재다. 전국 17개 시군구에서 모인 250여 명의 구조대원들은 지난 2월 21일부터 24일까지 나리분지 일원에서 강도 높은 동계설상훈련을 실시했다. 대한산악구조협회는 창설 10주년을 맞아 올 7월 키르기스스탄 악사이산군의 10여 개 봉우리를 동시에 등정할 계획으로, 이번 훈련은 이 원정을 대비하는 성격을 겸해 진행됐다. 한국 산악계 대표 엘리트 집단의 훈련 현장을 생생하게 취재했다.
유난히 눈이 내리지 않았던 지난겨울, 울릉도 역시 평년의 3분의 1 수준밖에 눈이 내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인봉 능선에는 3m가 넘는 눈이 쌓여 있고, 좋은 경사를 가진 암벽도 많아 동계설상훈련의 최적지였다. 특히, 앞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해 점차 환상설경이 귀중해질 수도 있는 만큼 겨울 울릉도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55년 만에 완전 개통된 일주도로!
또 다른 한 가지는 완전 개통된 일주도로다. 미개설 구간이던 내수전 전망대~섬목 구간 4.75km가 지난해 12월 말 개통돼 섬을 차량으로 한 바퀴 돌 수 있게 됐다. 울릉 일주도로 사업이 시작된 지 55년 만의 일로, 울릉도 관광의 큰 전기가 마련됐다.
이 구간이 개통되기 전까지 울릉읍 저동리에서 북면 천부리로 가려면 1시간 30분이 소요됐다. 섬의 반대편으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이다. 이제 단 10분이면 북면 천부리로 갈 수 있다. 천부리에서 올라갈 수 있는 나리분지도 단 20분이면 닿을 수 있다.
울릉도가 품고 있는 태고의 원시림을 더욱 가깝고, 좀더 빠르게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내수전 일출전망대, 죽도竹島, 관음도, 삼선암, 송곳봉 등 울릉도 동북쪽에 위치한 유명 명소들도 단 20분이면 차를 타고 모두 돌아볼 수 있게 됐다.
지금껏 교통의 불편함으로 인해 획일적이던 등산 및 트레킹 코스도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울릉도 곳곳에 숨어 있는 다양한 길들의 들·날머리를 잇기가 매우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취재팀은 등산로는 나리분지에서 나리장재로 올라 성인봉을 거쳐 나리분지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를 취재했고, 걷기길은 해안산책로와 옛길을 엮어 울릉도 개척의 역사가 서린 태하해안산책로~학포옛길과 울릉도 지질을 가장 잘 보여 주는 행남해안산책로~도동옛길을 돌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