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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당동에 2억7000만원으로 지은 3층짜리 집

산야초 2016. 4. 23. 20:12

서울 사당동에 2억7000만원으로 지은 3층짜리 집

[여성조선] 아파트 대신 협소주택

  • 박미현  

    입력 : 2016.03.27 07:32 | 수정 : 2016.03.27 11:04

    최근 도심 속 자투리땅을 찾아 작은 집을 짓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치솟는 아파트 전셋값 상승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협소주택에 대하여.

    지금, 협소주택이 뜨는 이유

    치솟는 전셋값에 떠밀려 외곽으로 빠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도심으로 들어가 좁은 땅에 수직으로 집을 올리는 협소주택 짓기 열풍이 지금 거세게 불고 있다. 조금이라도 싸게 집을 짓기 위해 외곽으로 나가는 이들도 있지만, 직장 때문에 도시를 떠날 수는 없고 집 걱정 없이 살고 싶은 사람들의 대안이 바로 도심 속 자투리땅에 짓는 작은 집, 이른바 ‘협소주택’이다.


    협소주택은 한때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끈 주택의 형태가 우리나라로 건너온 것이다. 보통 33㎡(10평)에서 66㎡(20평) 정도의 작은 땅에 3~4층 높이로 짓는 단독주택을 말하는데, 서울에서 웬만한 아파트를 사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내 집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 외에도 획일적인 주거환경에서 탈피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주거비 상승에 따른 부담에서 벗어나고픈 욕구가 협소주택을 선택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작은 집이라고 해서 결코 간단하게 봐선 안 된다. 예를 들어 값싸게 나온 24㎡(약 7.5평) 정도 되는 자투리땅을 구입했다고 치자. 실제로 집을 지으려고 도로계획에 따라 크기를 측정하면 건축면적이 약 16.5㎡(5평)으로 확 줄어들 수도 있다. 그리고 도심에 집을 짓기 때문에 민원이 많이 생길 수 있어 주변 환경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Q 어떤 자투리땅이 협소주택을 짓기 좋은가?
    도로가 넓고 네모반듯한 땅이 집을 짓기 좋다. 그러나 이런 곳은 가격이 비싸다. 협소주택의 장점은 땅값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꼭 네모반듯한 곳이 아니어도 좋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으면 어디든 집을 짓는 것이 가능하다. 도심 협소주택은 이렇게 주어진 땅에 맞춰 집을 짓다 보니 집 모양이 마름모꼴이나 삼각형이 되기도 하는 등 판상형에서 벗어난 형태가 많지만, 가족의 생활방식에 따라 집 구성을 다양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Q 예산을 줄이는 방법은?
    작년에 설계한 사당동 5평 주택 건축주도 좋은 자투리땅을 찾기 위해 반년 이상 발품을 팔았다. 자투리땅을 활용하는 것이다 보니 마땅한 자리를 찾는 것 자체가 쉽지 않고, 도심에 있으니 매입비용도 그리 싸지 않다. 3.3㎡(1평)당 1천만원에서 많게는 2천만원 정도 든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그래도 협소주택의 매력은 바로 땅값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사당동 건축주는 대지면적 37.10㎡(11.2평)의 땅을 1억2천만원에 구입했다. 재개발 지역으로 묶여 있다가 풀린 지역에 이런 좋은 자투리땅이 많다.

    Q 협소주택을 짓는 데 규제가 있나?
    현재 건축법은 건물의 규모나 대지 상황을 고려하지 않아 협소주택이든 대규모 단독주택이든 똑같은 규제를 받는다. 인접한 집과 50㎝ 이상 띄워야 하고, 인접도로와의 간격도 4m 이상이어야 하며, 주차장법에 따라 주차공간도 확보해야 하는 등 규제가 많다. 가뜩이나 작은 땅에 이런 신축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많다 보니 디자인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2m 도로에 접한 사당동 5평 주택은 차도 들어올 수 없는 좁은 골목길에 위치한 땅이었다. 7평 정도는 집을 지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산 13평 남짓한 땅은 여러 차례 측량을 해보니 실제론 11.2평이었다. 작은 땅이기에 한두 평의 차이가 크다. 최대한 확보한 건축면적이 6.7평(22.26㎡)이었는데, 벽체 두께와 마감을 제외하니 더 줄어들었다. 오래전에 형성된 동네의 경우 이러한 차이가 빈번하게 생긴다. 때문에 실패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턱대고 땅을 구입하기보다는 땅 매입 전에 일조권 사선제한 등의 법적 규제나 예산 등에 대한 건축가의 조언을 참고하고, 그다음에 땅을 매입하는 것이 현명하다.

    Q 협소주택 설계,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좁은 땅에 집을 짓기 때문에 어느 한 평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좁은 땅에 가능한 한 큰 집을 짓는 것이 관건이다. 사당동 5평 주택은 1층을 약간 지하로 파 내려가 일조권 사선제한인 9m 안에서 다락공간까지 확보했다. 한 층당 5평, 3층 규모로 설계하고 1층은 미니 주방과 손님용 화장실, 2층은 주 생활공간인 거실, 3층은 욕조가 딸린 화장실, 세탁실, 미니 테라스, 다락은 침실공간으로 짜임새 있게 활용했다. 마름모꼴의 지형을 살려 코너 벽면에는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해 수납장을 가득 짜 넣고 가로로 긴 창과 천창을 내 채광을 확보했다.


    Q 협소주택, 어떤 사람들에게 추천하는가?
    기존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은 환금성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지만, 협소주택 거주자는 평생 살 생각으로 지었기 때문에 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집을 부의 상징으로 바라보기보다는 삶의 방식이 깃든 공간으로 생각해야 한다. 집을 짓는다는 것은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더욱이 좁은 공간에 집을 짓기 때문에 모든 걸 충족시킬 수 없다는 것을 감안해 포기할 건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그리고 아파트는 관리사무소에서 집을 관리해주지만, 협소주택의 관리는 온전히 집주인 몫이라는 것을 잘 생각해보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1. 1층 현관에서 바라본 주방./2. 단차를 두어 공간을 짜임새 있게 활용한 2층 거실./3. 킹사이즈 침대만 두고 부부의 침실로 활용한 다락./4. 창을 여러 개 만들어 채광을 충분히 확보하고 화이트 컬러의 미니멀한 가구들로 깔끔하게 꾸민 2층 거실./5. 1층 주방. 싱크대 하부장을 넉넉히 짜 넣어 수납공간을 넉넉히 확보하고 틈새 벽면에는 접이식 식탁을 둬 공간을 알차게 활용했다./6. 작은 히노키 욕조에서 반신욕을 즐길 수 있는 3층 욕실.

    사당동 5평 초소형 주택 정보

    설계 ㈜건축사무소 토맥(02-514-1986 www.tomac.co.kr)
    인테리어 디자인부피건축사무소(031-478-6080 smallhouse.co.kr)
    대지위치 서울시 동작구 사당동
    대지면적 37.10㎡(11.2평)
    건축면적 17.33㎡(5.24평)
    연면적 49.84㎡(15.08평)
    건폐율 46.71%
    용적률 134.34%
    건물규모 지상 3층
    최고높이 9m
    공법 철근콘크리트 기초, 지상 철근콘크리트조(1층·2층 바닥), 경량목구조(2·3층 지붕)
    구조재 벽 2×8 구조목, 지붕 2×10 구조목, 2×4 구조목 위 방수시트
    지붕마감재 컬러강판
    단열재 THK40 열반사방습단열재(1층), THK140 그라스울 + THK50 발포폴리스티렌(2~3층)
    외벽마감재 THK3 스터코플렉스
    내벽마감재 도장
    창호재 PVC시스템창호(에너지등급 1급)
    바닥재 LG강마루
    욕실 및 주방타일 영진세라믹 수입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대림바스, 아메리칸 스탠다드
    주방 기구 및 조명 붙박이장 이케아
    계단재 THK6 철판 + 자작나무
    땅값 1억2천만원
    건축비(설계비+시공비) 1억5천만원
    2억7천만원

    GARRET
    침실
    6㎡(약 1.8평) 크기의 다락. 가로 1600㎜, 세로 2000㎜의 킹사이즈 침대를 놓아 침실로 활용하고 있다. 천창과 침실 옆 작은 창으로 답답함을 없앴다.

    3F
    테라스, 욕실, 세탁실, 화장실, 보일러실
    아침에 침실이 있는 다락공간에서 내려와 일어나 씻고 빨래하며 단장할 수 있도록 욕실, 화장실, 세탁실 등을 배치했다. 작은 미니 테라스도 있어 간단히 차를 마시며 책이나 신문을 보기에도 제격. 모서리가 진 벽에 슬라이딩 도어를 달아 수납공간을 두었다. 채광을 확보하고 외부인의 시선을 적절히 가릴 수 있도록 가로로 긴 창을 냈다.

    2F
    거실
    사다리꼴 모양의 거실. 거실 한쪽은 단차를 높여 공간감을 더했으며 그 단차에는 수납공간을 가득 짜 넣어 물건을 정리했다. 서쪽과 남쪽으로 창을 내서 일조를 충분히 확보하고, 모서리가 진 벽 쪽에는 슬라이딩 도어를 달아 수납공간으로 활용했다. 작은 공간이지만 과감히 큰 테이블을 배치했는데, 덕분에 오히려 공간이 더 커 보이는 효과를 냈다.

    1F
    주방, 현관, 미니 화장실
    일조권 사선제한인 9m 안에서 다락공간까지 만들기 위해 1층은 45㎝ 정도 지하로 파 내려가 레벨 차이를 두었다. 현관을 열면 바로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이 나오는데, 계단을 투시형으로 설치해 개방감을 더했다. 계단 왼쪽으로는 두 계단 아래 주방과 작은 식탁이 있다. 답답함을 없애기 위해 상부장을 없애고 하부장을 서랍 형태로 짜 넣어 수납공간을 최대한 넉넉히 확보했다. 주방 옆으로는 작은 화장실을 두어 3층에 있는 화장실에 올라갈 필요가 없도록 만들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