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곳마다 벚꽃·철쭉·수선화… 아직 떠나긴 아쉬운 봄
입력 : 2016.04.21 04:00
곤지암 화담숲
![](http://travel.chosun.com/site/data/img_dir/2016/04/20/2016042001997_0.jpg)
행복한 사람들을 만나고 싶을 땐 화담숲으로 간다. 무표정하거나 찌푸린 얼굴을 그곳에선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활짝 웃고 있거나 쏟아지는 꽃비에 깜짝 놀란 표정들이다.
가끔은 눈을 감아도 좋다. 유모차 탄 아기가 까르르 웃는 소리, 단체로 소풍 나온 중년 여성들이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입 모아 부르는 노랫소리, 여기저기 터져 나오는 탄성과 도란도란 정겨운 이야기꽃…. 바람 소리와 물소리, 새소리에 한데 섞여 들려온다. 화담숲에 환희의 봄이 찾아왔다.
◇한 폭의 동양화 보듯… 분재원 개장
화담숲은 경기도 광주 곤지암리조트 옆에 있다. LG상록재단이 자연 생태계 보호를 위한 사회 공익 사업으로 3년 전 문을 연 생태 수목원이다. 화담(和談)은 '정답게 이야기를 나눈다'는 뜻이다.
서울에서 차로 달려 1시간이면 도착하는 이곳은 41만평(135만5372㎡) 대지에 산과 계곡 지형을 그대로 살려 국내외 자생식물 4300여 종을 17개 테마원으로 조성했다. 발이봉 산자락을 걸어서 한 바퀴 둘러보는 데 두 시간쯤 걸린다. 모든 구간에 경사 낮은 나무 데크길을 설치해 유모차나 휠체어를 타고도 산책할 수 있다.
길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일부러 찾아다니지 않아도 17개 테마원을 차례로 만나게 된다. 그중에서도 겨우내 단장을 마치고 지난 15일 새로 오픈한 분재(盆栽)원 야외 전시관을 꼭 들러봐야 한다. 테마원 중 가장 넓은 3000평(9917㎡) 정원에 전국 각지에서 수집한 분재 30여 종 250여 점이 전시돼 있다. 하나하나 독특한 형태와 운치를 뽐내는 작품들이 주변 돌담과 철쭉, 폭포와 어우러져 시(詩) 같고 그림 같다.
30년부터 130여 년 수령의 해송, 소사나무, 모과나무, 향나무 등이 힘찬 생명력을 드러낸다. 화담숲 김유진 가드너(원예사)가 "집에 분재 하나 있으면 해외여행 꿈도 못 꾼다"고 말할 정도로 날마다 부지런히 정성 들여 가꿔야 하는 작품들이다. 늪지대나 갯벌에 묻혀 썩지 않은 채 화석화된 규화목, 두 개의 가지가 양쪽으로 뻗어나와 하트를 그리는 '러브송(松)', 소사나무 13그루를 함께 심어 이룬 작은 숲이 신비롭고 우아한 매력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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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철쭉이 절정
지금 화담숲에는 봄꽃이 지천이다. 다른 곳보다 봄이 조금 천천히 오기 때문이다. 스키장 건너편 화담숲 입구가 해발 200m에 있다. 수선화, 벚꽃, 진달래, 복숭아꽃…. 일찍 져버려 아쉽고 그리웠던 봄꽃을 여기서 다시 만날 수 있다. 오는 29일부터는 철쭉축제가 시작된다. 산철쭉, 단풍철쭉, 영산홍, 자산홍 등 7만 그루 철쭉이 타오르듯 붉은 물결을 이룰 것이다. 철쭉진달래원은 오르막 산책로 초입에 있다. 모노레일을 타고 내려다보는 풍경도 황홀하지만, 직접 걸어보면 달콤한 향기와 화려한 빛깔을 더욱 진하게 만끽할 수 있다.
토종 민물고기를 직접 관찰할 수 있는 민물고기 생태관도 올해 새로 문 열었다. 황쏘가리, 쉬리 등 희귀 물고기 40여 종 8000여 마리가 산다. 숲 입구 쪽 호수에 사는 천연기념물 제327호 원앙은 요즘 깃털 색이 가장 예쁘고 선명할 때다.
자가용
(서울 출발·중부고속도로 이용) 곤지암IC→3번 국도 이천 방향→곤지암교사거리→곤지암리조트→곤지암화담숲
(영동고속도로 이용) 덕평IC 또는 양지IC→양촌삼거리→세정갈비탕집 200m 지나 좌회전→곤지암리조트→곤지암화담숲
(국도·지방도로) 장지IC→경충대로→도척윗로→독고개길→곤지암리조트→곤지암화담숲
버스
서울 강변역에서 1113-1, 잠실역에서 500-1, 강남역에서 500-2, 곤지암터미널 하차→곤지암리조트행 무료 셔틀(1~2시간 간격) 또는 택시(10~15분)
이용시간·입장료
월~금 오전 8시 30분, 토~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 4월만 월요일 휴장. 입장료 성인 9000원, 청소년·경로 7000원, 어린이 6000원. 모노레일 이용 요금은 별도. 화담숲 입구에 막걸리와 전통 안주를 파는 한옥 주막 ‘운수휴당’이 새로 생겼다.
문의 (031)8026-6666, www.hwadamsu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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