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저절로 감사하게 되는 풍경 숱하게 펼져진다, 알프스 여행기
입력 : 2019.02.01 14:45
묘한 꿈을 꾸었다. 붉은 눈과 푸른 머리카락의 안데스 산맥이 긴 꼬리를 흔들며 우리 부부를 유혹하는 것이었다. 눈을 뜨자 기대와 걱정이 동시에 들었다. 오늘 펼쳐질 변화무쌍한 안데스의 모습은 어떨까?
한국에서 온 이방인 부부에게 안데스는 경이로운 선물을 주었다. 다양한 풍광의 변화는 어느 화가가 낯선 섬에서 화폭에 옮긴 황홀한 빛의 발견과 같았다. 오이욘을 벗어나자 선명한 수묵화로부터 뛰쳐나온 듯 뱀처럼 휘어진 커브길이 끝없이 나타났다. 반복되는 능선은 붉은빛의 바다 같았다.
양때가 지나간 길을 좇아가다가 눈 덮인 봉우리를 보며 안데스의 깊은 바다에 있음을 실감했다. 안데스는 깊은 골짜기가 즐비했다.
온 몸에 지글거리는 햇볕을 받으며 하염없이 오르는 길이었지만, 위안이 되는 것은 시시로 얼굴을 바꾸는 안데스의 경이로움이었다. 만약 우주선을 타고 화성에 착륙해 문을 열고 나온다면 바로 이런 모습일 것이다. 신묘한 봉우리는 땅 속에서 솟아오르고, 붉은빛과 검은색으로 채색된 구름은 능선과 산맥사이에서 장중하게 흘러갔다. 평원은 안온하면서도 무서울 만큼 침착했다. 발자국은 내 움직임에 대한 흔적 없는 기록일 뿐이며, 엄청난 안데스의 영토 안에서는 흔들리는 한가닥 바람보다도 못한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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