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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절로 감사하게 되는 풍경 숱하게 펼져진다, 알프스 여행기

산야초 2019. 2. 7. 22:06

[해외여행]

저절로 감사하게 되는 풍경 숱하게 펼져진다, 알프스 여행기

  • 월간산·이남석 용산공고 교사  

    히말라야와는 다른 독특한 색감의 안데스산맥. 아브라 라파스 고개 부근의 호수를 지난다. 긴 우기로 인해 땅이 많은 물을 품고 있었다.

    입력 : 2019.02.01 14:45

    묘한 꿈을 꾸었다. 붉은 눈과 푸른 머리카락의 안데스 산맥이 긴 꼬리를 흔들며 우리 부부를 유혹하는 것이었다. 눈을 뜨자 기대와 걱정이 동시에 들었다. 오늘 펼쳐질 변화무쌍한 안데스의 모습은 어떨까?


    한국에서 온 이방인 부부에게 안데스는 경이로운 선물을 주었다. 다양한 풍광의 변화는 어느 화가가 낯선 섬에서 화폭에 옮긴 황홀한 빛의 발견과 같았다. 오이욘을 벗어나자 선명한 수묵화로부터 뛰쳐나온 듯 뱀처럼 휘어진 커브길이 끝없이 나타났다. 반복되는 능선은 붉은빛의 바다 같았다.


    양때가 지나간 길을 좇아가다가 눈 덮인 봉우리를 보며 안데스의 깊은 바다에 있음을 실감했다. 안데스는 깊은 골짜기가 즐비했다.

    온 몸에 지글거리는 햇볕을 받으며 하염없이 오르는 길이었지만, 위안이 되는 것은 시시로 얼굴을 바꾸는 안데스의 경이로움이었다. 만약 우주선을 타고 화성에 착륙해 문을 열고 나온다면 바로 이런 모습일 것이다. 신묘한 봉우리는 땅 속에서 솟아오르고, 붉은빛과 검은색으로 채색된 구름은 능선과 산맥사이에서 장중하게 흘러갔다. 평원은 안온하면서도 무서울 만큼 침착했다. 발자국은 내 움직임에 대한 흔적 없는 기록일 뿐이며, 엄청난 안데스의 영토 안에서는 흔들리는 한가닥 바람보다도 못한 존재였다.



    해발 4,990m의 아브라 라파스고개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안데스 산맥의 이국적인 경치는 마치 다른 행성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아브라 미오고개를 넘어 내리막을 달리는 동안 만난 풍경. 설악산 울산바위보다 훨씬 웅장한 암릉 줄기가 뻗어 있다.


    춘가르마을에서 모처럼 민박에 묵으며 샤워를 할 계획이었지만, 저녁 늦게 도착한 춘가르마을은 주민이 모두 떠난 폐허 마을이었다. 이때 식량이 부족해 낭패를 겪었다.


    비카이코차 마을의 축제에서 만난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는 아내. 독특한 복장의 순박하고 정이 많은 사람들이었다.


    춤을 추며 축제를 즐기는 안데스 고산 주민들. 낮에는 여러 마을 사람들이 각각 다른 장소에서 축제를 벌이다가 저녁에는 큰 마을 공회당에 모여 함께 여흥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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